한국일보

사랑 잡기

2011-07-26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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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봉호 시인, MD

사랑의 기회를 잃어버린다면
사랑의 귀중함으로 후회를 합니다
후회해도 돌아오지 않는 사랑은
이미 물 건너간 사랑입니다
사랑잡기는 실오라기 같아서
매끄러워서 잡힌다 해도 빠져 나가고
연하고 가늘어 잘 끊어져
쉽게 사랑을 잡는 것은 아닙니다
사랑을 경험해 본 사람은
사랑의 귀중함에 더 사랑하게 되고
어쩌다 처음 사랑 해 본 사람은
미나리 빛깔의 풋사랑을 만들고 맙니다
사랑도 상대성 원리는 있어서
잡으면 자꾸 달아나려고 하고
뿌리치면 더 달려드는 것이라
가까워지려면 바람같이 사라지고
멀어지려하면 사정없이 달려듭니다

사랑이 날 찾아와 살며시 말하겠지요
내 곁에 있을 때 잘하라고
당신이 내 사랑 책임질 수 있는지
사랑의 정수리부터 확인하려 하겠지요
훗날 혹시 사랑의 기회를 잡게 되거든
칡넝쿨로 단단히 묶어 두라 하겠지요
솔잎처럼 쉽게 뽑혀버릴 사랑이면
애초부터 그 사랑은 잡지 말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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