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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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NAKS 창립 30주년 학술대회를 다녀와서

2011-07-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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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호 NAKS 이사장

‘교육과정 확립과 교사전문성을 향한 도약’이란 학술대회 주제 아래 지난 14일 전국에서 샌프란시스코로 모여든 약 600여명의 교사들은 지난 30년의 활동을 돌아보고 미래를 설계하는 값진 3박4일을 보냈다. 재미한국학교협의회(NAKS)는 뉴욕에서 수차례의 준비모임을 가진 뒤 1981년 워싱턴 DC에 창
립됐으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오직 2세들의 한글교육과 정체성 확립을 위해 꾸준히 한길을 걸어왔다.

초창기 3개이던 지역협의회는 현재 14개로 확대, 세분화되어 약 1,000여개에 달하는 협의회 산하 회원 주말 한국학교들은 해외동포 한글교육의 길잡이가 되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길게 혹은 짧게 봉사하며 헌신해 온 수많은 선생님들께 지면을 빌어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리며 세월의 흐름 속에서 15명의 총회장 중에서도 특히 유명을 달리한 초대회장 주하성 박사와 2대 회장 강경식 박사님께는 다시금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올해 NAKS 국제 학술대회 개회식에서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가 대독한 이명박 대통령의 축사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명감을 갖고 교육에 매진해온 많은 교사들의 헌신과 노고에 감사하며 한국정부에서도 더욱 관심을 갖고 지원하겠다는 약속이 담겨 있었다. 권영건 재외동포재단 이사장도 그간 한국어 교육으로 결집된 힘을 바탕으로 동포사회와 더불어 호흡하고 앞으로도 동포 2세들을 위한 한국어 및 한국문화교육을 통해 동포 자녀들의 가슴에 모국애를 심어주는 선본장이 되어주길 기대했다. 이배용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은 기조연설에서 NAKS가 미국과 한국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그리고 한민족의 정체성과 역사 속에 담긴 정신적 가치를 잘 이해하고 그것을 세계와 함께 나누며 2세와 3세들에게도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활발히 논의할 것을 주문했다.

애국가를 4절까지 우렁차게 부른 기념식장은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사랑’을 잊지 않으려는 감격의 분위기로 가득했다. 그간 우리는 한국어 교과서와 역사교과서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고 교과과정도 수차례 수정, 보완해왔으며 SAT II 제2외국어 과목에 한국어를 포함시켜 1997년 제1회 때부터 전국적으로 모의고사를 시행해 왔다. 2010년 본고사 응시자만 4,540명으로 서반아어(7,152명)와 중국어(6,877명) 다음으로 많았고 평균 점수는 764점으로 서반아어(653점)와 중국어(761점)를 제치고 1위였다.

올해 5회째를 맞는 한국학교 입양아교육 심포지엄은 한인 입양아를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입양아반 운영의 필수조건, 효과적인 방안, 성공적인 노하우 나누기, 문제점과 취약점을 서로 의논했다. 한국전쟁이 끝난 지 60년이 지난 지금도 입양아를 수출하는 상위국가의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국정부를 원망하면서도 그들에게 정체성을 바로 심어주며 보듬어가는 협의회임이 자랑스럽다. 교사의 전문성을 위해 경희사이버대학에서 공부도 하며 집중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해 3일 동안 한국어 및 한국문화에 대한 지식과 실제 교수에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국어학, 일반언어학,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론 등에서 20시간의 교과과목을 채택하여 국립국어원의 수료증을 수여했다.

7회째 실시된 ‘나의 꿈 말하기 대회’는 14개 지역협의회 대표와 해외 대표들이 모여 최종 결선을 치렀고 올해는 한 백인 여고생(뉴잉글랜드지역협의회 대표)이 이색적인 한국어 사랑에 관한 사연을 진솔하고 자연스런 한국말로 표현해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중학교 1학년 때 한국계 미국 친구를 짝사랑하다가 그와 대화하려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고 그 친구가 이사 가는 바람에 고백은 하지 못했지만 한국어를 계속 공부하게 됐으며 장차 한국 대학에 진학해 언어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비록 대상이 아닌 금상을 수상했지만 대회
장은 격려의 박수소리로 넘쳐났다.

한국어의 세계화는 비한국계 시민들이 한국어를 배워 드라마도 보고 한국서적도 읽고 한국문화를 즐기도록 하는 것이다. 주말 한국학교의 틀을 뛰어넘어 공립학교에서 정규 제2외국어 과목으로 한국어를 채택하도록 하는 운동을 전개해야 하고 SAT II 한국어 시험도 고교에서 정규과목으로 배운 비한국계 학생들이 응시하도록 해야 하며 언젠가는 AP 제2외국어 과목에도 포함시켜야 하는 큰 숙제가 우리 모두에게 주어져 있다.

떠나온 조국 대한민국은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며 변하고 있다. 해외출신 이주자도 100만 명이 넘어 다문화사회로 바뀌고 있다. 우리 자녀들이 미국과 한국에 적응해 마음껏 뜻을 펼치면서 미래를 밝게 계획할 수 있도록 NAKS는 또 다른 30년을 향해 연구하며 봉사하는 건전한 단체로 매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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