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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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로비아 폭포계곡

2011-07-2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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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켈리포니아의 7월이 가고 있다. 그래, 더울땐 덥고, 추울땐 추워야 한다. 아직도 불경기로 경기는 안풀리고, 요즈음은 아무리 노력해도 허둥대는 것만 같다. 정말 대단한 인내가 필요한 때인가 싶다. 뜨거운 날씨도 괜찮다. 짜증 날만하지만 참기로 했다. 기다려야지 어떻게하나! 대신에, 여기 스트레스 날려버릴 이야기 하나 소개 하려한다.

한 중년 신사가 사업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날마다 많은 돈을 벌었으며 집은 더욱 호사 스러워 졌다. 그는 당연히 행복해야 했다.

하지만 그는 더욱 많이 고민 했으며,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 하루는 이 무거운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서 정신과 의사의 도움을 구했다. 의사는 이 사람의 고민을 다 듣고 난 후, 네 봉지의 약을 지어 주고는 바닷가에 혼자 나아가서 아홉시, 열두시 그리고 오후 세시, 오후 다섯시에 각각의 봉지를 열어 보라고 했다. 그렇게 하면 병이 나을 수 있다고 했다.


다음날, 그는 약속대로 바닷가에 나가서 아홉시가 되었을 때 약 봉지 하나를 뜯었다. 그랬더니 그 속에는 종이 한장이 붙어 있는게 아닌가. 그 종이에는 ‘찬찬히 들을 것’ 이라고 씌여 있었다. 당혹 스러웠지만 처방에 따라 모래 밭 위에 앉아 파도치는 소리와 물새우는 소리 그리고 바람부는 소리를 들었다.

대 자연의 소리는 이제껏 느끼지 못한 편안하고 고요한 느낌을 들게 했다. 그는 무엇인가에 대해 여지껏 귀를 크게 열고, 찬찬히 들어본 적이 없었다는 것을 깨닳았다.

두번째 봉지에는 ‘잘 생각해 볼것’ 이라고 씌여 있었다. 그는 회사를 창업 했을때의 일들을 하나하나 생각해 보았다. 가난 했지만 새로운 일에 대한 열정과 기쁨이 충만했던 때였다. 그는 지나가 버린 세월의 흔적들에 대해서 다시 사색 하기 시작했다.

자신을 감동시킨 수많은 일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니, 얼굴이 펴지고 웃음이 생겨나는 것 아닌가! 세번째 약봉지에는 ‘목적을 살펴 볼 것’이라고 씌여 있었다. 그는 자기가 추구하는 허망하고 덧없는 목표에 대해 살펴 보게 되었다.
결국 어떤 인생을 살려고 하는 것인가!

마지막 봉지에는 ‘겪고 있는 번뇌를 모래 밭 위에 쓸 것’ 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는 자기 마음속의 번뇌, 스트레스, 고민 등을 적어 나가기 시작했다. 쓰고자 했던 것들을 다 쓰기도 전에 좀 전에 적어 놓았던 그 많은 번뇌들이 바닷물에 씻겨서 지워져, 마침내는 흔적도 하나도 남지 않게 되었다.

해질 무렵 이 네 봉지의 약을 다 복용한 이 중년 신사는 마음 한 구석에 말할 수 없는 기쁨을 갖고 집으로 돌아갔다. 철학자 노자는 “다투지 않기 때문에 천하가 그와 다투려고 하지 않는다” 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일부러 따지지도 않고, 계산하려고도 하지 않는데 도대체 무엇이 우리의 마음을 흔들수 있겠는가!


오늘도 복잡하게 살고, 어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여기까지 밀려온 세월 같기도 하다. 이번 주말에는 폭포소리 나는 몬로비아 산 계곡을 가야겠다. 솔방울도 툭, 툭 떨어지는 그래, 그래 다람쥐 꼬리 쳐드는 산책길도 걸어야 겠다. 가진 것 없어도 훌훌 날아 다니는 저 무소유 새들도 보러 가야겠다. 벌써 부터 가벼워 진다. 참, 환해지는 기분이다.

마음이 아, 참 가볍다. 내 삶은 이렇게 가벼운데 말이다. 도대체 지금까지 무얼 이리 굳게 움켜쥐고 살았는고! 기가 막혀서--- 참.

여기,
김수영 시인의 ‘봄밤’을 함께 감상해 보자.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
강물위에 떨어진 불빛처럼
혁혁한 업적을 바라지 마라
개가 울고 종이 울리고 달이 떠도
너는 조금도 당황하지 마라
술에서 깨어난 무거운 몸이여
오오 봄이여 - 중략
너의 꿈이 달의 행로와 비슷한 회전을 하더라고
너는 결코 서둘지 마라
서둘지 마라 나의 빛이여
오오 인생이여


마이클 방
’비’ 부동산 로랜하잇츠 지사장
(714)713-2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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