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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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와 하는 죽음에 대한 대화

2011-06-1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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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칼럼

우리는 부모로서 어린자녀들에게 죽음이라는 단어에 대해 설명해 주길 곤란해 하곤 합니다.

5세 아이가 밤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잠을 못 이루고 힘들어하는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거나 엄마를 잃은 한 비슷한 또래의 아이가 “엄마가 나 때문에, 내가 못되게 굴어서 죽었어요”라고 흐느끼며 얘기하는 것을 들으면서 이 문제에 대한 부모와의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 나이에는 자녀와 함께 죽음에 대한 정의, 또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 등에 대한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됩니다.


어린아이와 그런 심각한 토픽에 대한 대화는 쉽지 않지만 죽음이란 삶의 일부이며 언젠가는 어떤 경로로든 겪어야 하는 성숙의 과정이기 때문에 부모는 이에 대한 대화를 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첫 번째로 중요한 것은, 자녀들은 우리가 알기 전부터 죽음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실생활에서, 또는 TV 등의 미디어를 통해 죽음에 대해 배우고 알게 됩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죽음에 대한 대화를 오픈하게 한다는 것은, 자녀가 열린 마음으로, 솔직하고 편안하게 자신의 감정에 대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허락을 해주고 마음을 열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1971년에 발행된 ‘Explaining Death to Children’이라는 책의 저자 Dr. Grollman은 아주 어린자녀에게 죽음에 대해 설명해 줄 때는 “항상 있었던 것이 없어지는 것, 예를 들어 강아지는 죽으면 짖지 않고, 뛰지 않고, 꽃은 피지 않고 자라지 않는 것처럼 사람도 먹지 않고, 말하거나, 생각하거나, 느끼지 않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우리 어른들도 자신들도 죽음에 대한 느낌과 생각이 솔직히는 어떻게 되어 있는지 모르겠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녀의 질문에 당황해 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의 정답은, 할 수 있는 만큼 자연스럽게 대답해 주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어른들도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이 없다는 것을 얘기해 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어른들 자신이 죽음에 대한 공포에서 어느 정도의 자유로움이 있다면 좀 더 편안한 대화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키포인트는 자녀가 죽음에 대한 어떤 생각이 있고 어떤 느낌을 가지고 있는지 경청해 주는 데에서 보다 큰 이로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최근의 조사에 의하면 아이들은 성장기에 따라 죽음에 대한 이해와 반응이 다르다고 합니다.
우선 preschool 나이의 아이들은 죽음은 “되돌릴 수 있는, 잠깐 동안의, 그리고 자신과 별로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이해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제 5세에서 9세의 나이가 되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죽음은 삶의 끝이며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죽지만 아직도 자신과는 멀리 있는 일로 받아들인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 나이의 아이들은 노력과 방법들을 통하면 죽음을 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또한 죽음을 가시화적인 존재, 예를 들면 해골이나 저승사자 등으로 느끼며 그렇기 때문에 잦은 악몽을 꾸곤 한다고 합니다.
이 시기 이후에는 아이들은 거의 성인과 같은 죽음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점점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관점으로 죽음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되는데 그 전에는 부모와의 건강한 대화가 필수적입니다. 또한 자녀가 정신적인 안정을 찾는데 부모의 도움과 다독거림을 필요로 하다면, 부모와의 편안하고 솔직하고 따듯한 대화는 자녀의 불안함을 조절해주는 이외에도 자녀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입니다.


(714)293-0123, www.drjustinchoe.com
저스틴 최
<임상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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