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디베이트에 참가하는 학생이거나 나이가 어린 학생들에게 폴리시 디베이트는 어려운 포맷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초등학생들에게 1년에 한 가지씩 주제를 주어 리서치를 하라고 하면 힘들어할 것이다.
내 생각에는 폴리시 디베이트는 경시대회용으로 좋다. 또 대학생이나 디베이트 경험이 많은 고교생들에게 어울린다. 매주, 다양한 주제를 섭렵하면서 경험을 쌓고 싶은 학생들에게는 적당하지 않다고 본다.
심판의 자질도 문제가 된다. 참가자들 자체가 방대한 조사를 통한 전문지식을 교환하기 때문에 심판도 역시 이 사안을 사전에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부담이 따른다.
다음은 고등학교에서 이뤄지는 폴리시 디베이트의 형식이다.
▲첫 번째 찬성 멤버의 입안-8분 ▲두 번째 반대 멤버에 의한 첫 번째 찬성 멤버에 대한 교차조사-3분 ▲첫 번째 반대 멤버의 입안-8분 ▲첫 번째 찬성 멤버에 의한 첫 번째 반대 멤버에 대한 교차조사-3분 ▲두 번째 찬성 멤버의 입안-8분 ▲첫 번째 반대 멤버에 의한 두 번째 찬성 멤버에 대한 교차 조사-3분 ▲두 번째 반대 멤버의 입안-8분 ▲두 번째 찬성 멤버에 의한 두 번째 반대 멤버에 대한 교차조사?3분 ▲첫 번째 반대 멤버의 반박-5분 ▲첫 번째 찬성 멤버의 반박-5분 ▲두 번째 반대 멤버의 반박-5분 ▲두 번째 찬성 멤버의 반박-5분.
이상의 순서에 나와 있는 시간을 합산해 보자. 모두 64분이다. 대학생들에게는 90분간 시간을 주기도 한다. 상당히 긴 시간을 디베이트 한다. 이는 어린 학생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실제 대회에서는 그 시간을 조금씩 조절하기도 한다. 또 이외 준비시간을 추가할 수 있어, 대회에 따라 중간 중간 5~10분 준비시간을 준다.
앞서 설명했듯이 디베이트는 짧은 시간 상당한 에너지를 소비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40분 디베이트를 하고 나서 “배가 고프다”고 하는 학생들이 많다. 특히 저학년 학생들에게는 부담스러운 시간이 된다.
이상의 순서에서 보듯 이 디베이트 포맷은 각 순서 다음에 교차조사(cross-examination)가 붙는다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교차조사 디베이트(cross-examination debate)라고도 부른다. 교차조사는 상대방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이 질문을 통해 상대방 논리의 허점이 부각되도록 한다. 이 질문이 이뤄지는 동안 직전의 발언자는 단상에 계속 대기하면서 대답해야 한다.
한국에서 말하는 소위 CEDA-Cross-Examination Debate Associ- ation) 디베이트의 원류가 이것이다. 미국에서는 CEDA에 대해 ‘미국에서 가장 확산되어 있는 대학 간 정책토론’(Policy Debate)이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어떤 한국의 자료에는 단지 ‘미국에서 가장 확산되어 있는 토론 형식’으로 나타나 있다. 이 부분이 혼선을 야기한 것 같다.
또 어떤 한국의 폴리시 디베이트에서는 임의로 참가 인원과 토론 형식을 바꾸기도 했는데, 이 부분은 주의를 요한다.
평상시에 교육용으로 하는 디베이트는 조금 변형해서 진행해도 되지만, 정식 대회를 열 때는 정식 규정에 맞춰서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다.
케빈 리(글로벌 에듀뉴스·
투게더 디베이트클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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