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美여객기와 전략폭격기 B-52, 공중에서 ‘아찔한’ 충돌 극적 모면

2025-07-21 (월) 04:3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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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객기 조종사 착륙 전 급히 방향 틀어…연방항공청·공군 “조사 중”

▶ USA투데이 “군용기, 주변 항공기에 위치 알리는 시스템 켜지 않고 비행”

미국에서 민간 여객기와,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공군의 전략폭격기가 공중에서 충돌할 뻔한 아찔한 일이 발생했다.

21일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노스다코타주의 마이넛공항 상공에서 스카이웨스트 항공기 3788편과 미 공군 B-52 폭격기가 근접하며 충돌할 뻔했다.

이날 미니애폴리스에서 출발한 여객기는 노스다코타주 마이넛 공항으로 향하며 착륙을 앞두고 있었다.


착륙을 시도하던 조종사는 갑자기 비행 항로로 들어오는 B-52 폭격기를 발견했고, 이에 급히 비행기의 궤도를 끌어오려 가까스로 충돌을 면했다.

스카이웨스트 측은 "관제탑으로부터 공항 접근 허가를 받았지만, 항로에 다른 항공기가 보여 복행(go-around·착륙하지 않고 다시 이륙)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한 승객이 공유한 영상에서 조종사는 승객들에게 급하게 방향을 바꾸는 기동을 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조종사는 "관제사가 '우측으로 선회하라'고 해서 '저기 비행기가 있다'고 말하자 다시 '좌측으로 선회하라'고 지시했다"며 "회신을 하는 사이에 항공기 한 대가 우리 항로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쪽 항공기는 군용기였고 우리보다 훨씬 빨랐다"며 "그래서 그 뒤로 선회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급격하게 기동하게 돼 죄송하다"며 "나도 정말 놀랐다. 이런 일은 정말 드물다. 공군기지는 레이더가 있는데도 아무도 우리에게 'B-52가 항로에 있다'는 얘기를 해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공군 측도 지난 18일 오후 마이넛 공군기지 소속 B-52 폭격기가 노스다코타주 상공을 비행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공군 측은 당시 B-52 폭격기에 핵무기를 비롯한 폭탄이 실려 있었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군용기는 종종 위치를 주변 항공기에 알리는 시스템을 켜지 않고 비행하기 때문에 주변 민간 항공기가 그 존재를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이 여객기와 B-52 폭격기가 얼마나 근접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 연방항공청(FAA)과 공군 측은 "현재 이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스카이웨스트는 델타, 유나이티드 등과 제휴하는 미국 지역 항공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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