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은주 뉴욕한인교사회장
"선생님, 헬리콥터 프로펠라를 보여주기로 했잖아요…"하면서 눈이 초롱초롱한 2학년생 두 명이 내가 약속한 것을 지키라며 두 번이나 내 교실로 찾아왔다. "아참! 맞다. 내가 너희에게 헬리콥터는 어떻게 작동되는지 직접 보여준다고 했지? 그래… 내가 전기모형을 가져와 보여줄께”라며 나는 허겁지겁 전기모형을 끄집어내 보여줬다.
우리는 헬리콥터를 타면 공중에서 세상을 내려다볼 수 있다. 다른 말로는 ‘새의 눈(Bird’s Eye View)’으로 보는 것이다. 공중에서 지상을 보면 우리에게 닥치는 자그마한 하나하나는 보이지 않는다. 그냥 먼 지도 형태의 장면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가끔은 헬리콥터를 타고 공중에서 보는 것처럼 우리의 인생을 볼 필요가 있다.나는 어느 한 단체를 이끌어 오면서 공중에 있는 것처럼 넓은 시각에서 많이 보지 못했다. 그냥 하루하루 한 사건 한 사건 닥치는 대로 풀어보려고 했고 또 맞서 싸웠고 또 불평도 했고 또 원망도 하면서 한 단체를 이끌어왔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많이 지치는 과정이었다. 그
래서 어느 한 사람이 어느 기관에 너무 오래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다. 참신한 지도자를 뽑아야 하고 또 전 회장이나 임원진들은 새로운 지도자를 전적으로 지지하고 칭찬하고 격려하고 하면서 함께 협조해야 된다고 절실히 느낀다.
우리 한인사회는 칭찬과 격려를 너무 아낀다. 칭찬을 아끼면 부자가 되는 것도 아닌데 어디에다 쓰려고 그렇게 칭찬을 아낄까? 누구를 진정으로 칭찬해 주면 자신도 올라가는데 왜 그렇게 "날 좀 보소… 내가 제일 잘 낫소이다”하는 목소리와 정치적인 거짓 행동만 보이고 남을, 특히 후배나 동료를 칭찬하는데 인색할까? 이점을 문화적인 배경으로 분석해보고 싶다.역사는 우리의 위대한 스승이다. 역사는 반복하면서 발전되고 우리 개인은 이러한 역사에 참여
한다. 변화와 발전 없이 이 세상을 산다는 것은 참 삭막하다. 어제가 오늘 같고 또 오늘이 내일이고 또 내일이 내년 같다고 생각하면 삭막하고 절망적이어서 어떻게 살 용기가 생길까? 숨을 쉬며 사는 동안에는 우리는 늘 개혁을 해야 한다. 개인적인 개혁도 인생의 큰 장면(scene)이고 역사의 흐름이다.
대체로 한인 1세들은 칭찬에 인색한 편이다. 그리고 늘 1.5·2세나 젊은이들이 자신을 대접해주길 원한다. 미국에서 쓸데없이 유교사상을 앞세우기도 한다. 이민자로 피해의식이 있어서일까? 늘 자식이나 후배들이 자신들을 섬기지 않는다고 불평만 하고 때론 팔자타령이나 말세타령을 하면서 불평만 늘어놓기도 한다. 1세가 모두 그렇지는 않겠지만 대체로 이런 성향의 1세들은 아직도 그 옛날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에 젖어 사는 분들이다. 아직도 옛 시절을 자랑하며 향수병에 빠져있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후배나 동료를 시기하고 늘 깎아내리는 말만 하고 행동을 하는 사람은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밖으로 표현하는 셈이다.
자신이 행복하고 자신이 만족하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남을 괴롭히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정신건강과 가정생활, 개인생활을 검토할 필요가 있고 자신의 몸과 마음, 영혼의 건강상태가 흔들리면 재빨리 손을 내밀어 치료받아야 한다. 늘 행복하며 자신의 삶이 만족스럽고 주위에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은 매우 건강한 몸과 마음은 물론, 영혼까지 편안하고 평화스러운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렇게 건강한 사람들은 파괴적이지 않고 건전하다. 평가를 해도 긍정적으로 하고 평가를 받는 사람이나 대상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가게 한다.
행복하고 개인생활에 만족한 사람은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리고 나보다 남을 먼저 칭찬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쓸데없이 무리한 칭찬도 하지 않는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보다 어리석다고 오해하지도 않고 오히려 자신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자신 앞에 불행과 사고가 닥쳐와도 크게 무너지지 않는다. 불행과 사고를 해결하려하고 이런 사람들은 주위에서 도우려는 이들도 많기 마련이다. 그래서 일의 해결을 능동적으로 한다. 또한 평상시 행복하고 개인생활에 만족감이 높았던 사람들은 임종할 때도 대체로 편안하다. 제일 독한 벌은 죽을 때 고통스럽게 임종하는 것이다. 단테의 인페르노(INFERNO)에 나오는 것처럼 우리는 죽을 때를 준비하고 서로 격려하고 밀어주며 칭찬을 아끼지 않고 늘 ‘공중에서 지상 위의 사물을 바라보는 새의 눈’으로 인생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한번 살펴보자. 나 자신에게 만족한가? 내 가정생활에 만족한가? 내 마음이 편안한가? 나의 부족함 때문에 남에게 부담주고 비판하고 비관하고 심판하지 않는가? 나라는 존재는 남의 눈에 어떻게 비춰지나? 헬리콥터를 타고 창공을 날아오른 듯 우리 자신을 내려다보자. 다른 사람이 나라는 사람을 떠올리며 미소 지을지 아니면 인상을 쓰게 될지 생각하며 남이 나를 생각할 때 미소짓게 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자. 헬리콥터를 타고 공중에서 자신 스스로를 살펴보도록 하자. 그리고 언젠가 죽을 때를 대비해 지금부터라도 남의 눈과 마음에서 자연히 미소짓게 만드는 사람이 되는 노력을 실천하며 스스로 탈바꿈해 가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