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나는 교사다

2011-05-09 (월)
크게 작게

▶ 전문가 칼럼

요즘 주정부 예산문제로 교사인원을 줄이는 학교가 많아지며 교직에 대한 불안감과 부정적인 이미지가 대두되고 있다.

한인들이 자녀의 미래로 선호하지 않는 교직이었지만 그래도 교직에 몸담고 있는 한인들의 수가 차츰 늘어가고 있고 교장과 같은 행정직에 진출하는 분들도 많아 그나마 위안이 된다.

교직을 택하는 한인이 많아야 하는 것은 당연히 우리의 2세들이 교육을 받는 어린 학령기에 자신과 같은 인종의 교사의 모델을 보고 자랄 때 위축감도 없어지고 소속감 및 정체성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가끔 일부 부모님을 보면 자녀의 영어습득과 지식습득을 위해 백인이 많이 사는 동네로 이사를 가고 백인 학생이 많은 학교로 자녀를 진학시키는 경우를 본다.

그것은 결코 자녀에게 좋은 선택은 아니다.


특별한 이유가 아니라 하더라도 다수에 눌리는 말하지 못하는 마음의 부담이 있고 같은 인종의 교사나 모델을 통해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긍지심이 어려서부터 마음에 자리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학문위주의 교육이 절대로 줄 수 없는 자신의 존재감과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사가 학생에게 미치는 보이지 않는 힘이다.

그러므로 교사는 어린 학생 앞에 섰을 때 학문의 전달자만이 아닌 진정 아동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사명감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특수교사는 일반교사에 비해 조금 다른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일반아동의 경우보다 훨씬 더 장애아동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대한 책임이 있다.

소수민족 중에서도 소수인 장애아동을 가르치는 교사는 가끔 일반교육 앞에서 스스로 위축되는 경우도 있고 부모나 사회의 가치에 부응하여 장애아동이 잘 못하고 있는 부분을 교정하여 일반교육의 목표에 따라갈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잘못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요즘 교직을 잃는 사람들에게 특수교육으로 이직할 것을 권고하는 학교가 늘어 일반교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이 급하게 특수교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상담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직업을 유지하기 위해 특수교육을 하고자 하는 사람의 현실적인 선택을 일반교육의 학문적 지식을 가진 전문인의 확보라는 면에서 긍정적으로 보는 반면 가르치는 것은 모두 다 같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깨기 위해 특수교사의 역할을 이해하고 마음가짐을 새롭게 해야 한다는 말을 늘 한다.

일반교사보다 특수교사가 특별히 갖추어야 할 소양으로 창의성과 대화 능력의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특수교사는 창의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교육과정에 나와 있는 교육목표를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하는 교육방법과 교육활동을 창의적으로 마련해야 하는 것은 일반교육과 같은 정도이지만 각 장애아동의 특성에 따라 교육과정 자체를 창의적으로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 보다 넓고 큰 창의력을 필요로 한다.
교사라면 누구나 말을 잘한다.

지식전달이 언어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고 또 부모와의 대화나 동료 교사들과의 대화도 교육의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특수교사는 일반적으로 교사가 갖추어야 할 대화능력보다 더 많은 대화술과 상담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법적으로 부모와 관련 전문인들과의 개별화 교육회의를 개최해야 한다.

일반교사와의 협력으로 교육활동을 하는 것도 특수교사가 주도해야 하고 장애아동이 성인이 되어 지속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성인복지 서비스기관과의 협력도 이루어 내야 하니 특수교사는 아동을 가르치기 위해 말을 해야 하는 것 이외에 많은 사람과 만나 회의를 하는 교육의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


김효선
<칼스테이트 LA특수교육과 교수 >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