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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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의 세계화

2011-05-0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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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지 오 칼럼

한국인 작가 신경숙씨가 쓰고 김지영씨가 번역한 소설 ‘엄마를 부탁해’의 영문 번역판 ‘Please Look After Mom’을 읽고 나서 국제적 베스트셀러가 된 이 책의 작가가 부럽다는 생각을 하면서, 한국을 세계에 알리려면 역시 유창한 영어로 영어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재주가 있어야 된다고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한국의 세계화는 튼튼한 영어실력이 뒤따라야 합니다.

한국문화, 한국정서, 한국문학, 한국역사 등을 폭넓게 공부한 뒤 그 지식을 영어권 사람들의 감성(pathos)에 맞게, 독자가 계속 관심을 갖고 읽어나가도록, 독자가 공감을 느끼는 인간적 요소(human element)가 감정적 연결을 이루도록 되어야 합니다.


위의 책은 ‘가족’(family)이나 ‘엄마’ 라는 공통성이 언어와 문화가 다른 독자들에게도 감동을 주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나라의 작가들이 쓴 책들이 미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것이 많은데, 물론 해당 작품들이 우수하기 때문이지만 미국 독자들이 다양성(diversity)에 대해 개방적이라는 것도 그 이유 중의 하나로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문화를 지키기 위해 남의 문화를 업신여기지 않고 같은 인간으로서 서로의 다른 점을 이해하려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독서는 언제나 다른 세계를 이해하는 열린 창문이었다. “Reading has always been an open window to other worlds.”라고 말한 오프라 윈프리처럼 다양한 세계, 다양한 문화의 작품들을 읽으면 우리의 인생의 폭이 그만큼 넓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종전에도 이 칼럼에서 소개한 적이 있지만 제가 읽어본 책들 중 한국계 작가들이 영어로 쓴 책들을 생각나는 대로 꼽아봅니다.

한국계 작가들이 영어로 쓴 책들이라 한국문화, 역사, 한국어에 친숙한 한인들에게는 가슴에 와 닿는 부분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 The Piano Teacher by Janice Lee
* The Interpreter by Suki Kim
* Grace Notes by Sang-Eun Lee Bukaty
* Free Food for Millionaires by Min Jin Lee
* Home Was the Land of Morning Calm by Connie Kang
* Memories of My Ghost Brother by Heinz Insu Fenki
* Ten Thousand Sorrows by Elizabeth Kim


학부모님들도 자녀들이 의사와 과학자 및 변호사만 되기를 원하지 말고, 작가, 언론가, 토크쇼 진행자 등으로도 진출하도록,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인문분야 기술, 즉 reading and writing과 의사소통 기술을 강하게 연마하도록 권장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음식, 한국영화, 한국문학도 유창한 영어로 세계에 알려야 되고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도 영어로 마케팅을 해야 하니까요.

영어권 나라에 산다고 영어가 완벽하게 되는 게 아니며 원어민의 영어가 완벽한 것도 아니고 어릴 때 미국에 왔다고 풍부한 영어실력을 저절로 갖게 되는 것도 아닌 듯합니다.

어떤 환경에서 생활하느냐에 따라 그리고 영어 말하기와 쓰기가 요구되는 학교생활과 직장생활에 따라 1세라도 영어권인 사람들도 있고 1.5세나 2세라도 독서를 많이 하지 않는 사람들은 깊이 있는 영어 실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을 늘 보게 됩니다.

앞으로 더 많은 한국의 소설이나 시 등의 문학작품들이 영어로 번역되어 한국 사람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독자들이 공유하는 날이 오도록 우리 모두 한국어 공부와 영어공부를 둘 다 열심히 합시다.


문의: DrSuzieO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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