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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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또 다른 적 난소암

2011-04-1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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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과 건강

■사례 1

10년 전 일이다. 55세 된 여자 분이 밥을 별로 안 먹는데도 자꾸 아랫배가 불러온다고 찾아왔다. 살 빠지는 약을 처방 받으러 왔다는 것이다. 체중은 얼마나 늘었냐고 물었더니, 체중은 오히려 5파운드가 줄었다고 했다.

그래서 “체중이 줄면서 아랫배가 더 나왔다는 것은 비만과는 상관없는 일입니다. 뭔가 아랫배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설명한 후 복부를 진찰해 본 결과, 아랫배 부위가 전체적으로 단단하게 느껴지면서 둥그스름하게 부어 있고 눌러도 전혀 아파하지 않았다. “이건 지방이 아니다. 지방은 말랑말랑하게 만져지는데 환자분의 아랫배는 단단하게 커져 있다.


꼭 초음파 검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환자가 동의하여 상하 복부 초음파를 촬영해 보니 무려 30cm에 가까운 큰 난소암(Ovarian Cancer)으로 생각되는 종양이 발견되었다. 또 그 밑으로 약간의 복수가 차 있었다. 난소암은 원래 말기까지 거의 증세가 없어서 이런 식으로 우연히 발견되는 암이며 빨리 입원해서 수술을 받으라고 설명하고, 인근 대학병원으로 보내서 치료를 받게 주선해 주었다.


■사례 2

70세 되는 할머니가 갑자기 아랫배에 물이 찬다고 찾아오셨다. 그 외에는 혈압, 혈당 등의 이상이 없었고, 통증도 전혀 없었다. “배에 물이 차는 것을 복수라고 부르는데, 복수의 원인은 여러 가지다. 심부전, 간부전, 각종 암 등등 꼭 초음파를 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초음파 결과 어마어마한 양의 복수가 배에 차 있었고, 난소 부위에 10cm에 가까운 종양이 발견되었다. 혈액검사 결과 CA125(난소암 표지 물질) 수치가 120이나 되었다. 그래서 난소암이라 진단하여 암 내과에 보냈고, 복수를 빼서 검사한 결과 난소 암세포가 발견되었다.

난소암은 미국 여성암 중 폐암, 유방암, 대장암, 췌장암 다음으로 5번째 사망 원인이다. 보통 60세가 중간 발병 나이인데, 40세 전에는 잘 생기지 않는다. 난소암의 원인은 유전(5~10%의 경우), 고지방 음식섭취 등인데 아직 확실한 위험요인은 알려져 있지 않다.

단지 출산을 하면 난소암의 확률이 줄어든다. 또 피임약을 오래 사용한 여성들은 난소암이 생길 확률이 30~60% 정도 줄어든다. 난소암의 표지 인자인 CA125 검사는 가족력이 있는 경우만 35세 이후에 매 6~12개월마다 검사한다.

또, 유전적인 요소가 없다 하더라도 꼭 산부인과 진찰을 해마다 해야 한다. 난소암의 증세는 말기가 될 때까지 거의 없다. 발견되는 사례의 70% 이상에서 이미 다른 곳으로 전이된 말기로 판명된다.

건강검진으로 1년에 한 번씩 상하 복부 초음파 검사를 하다가 우연히 초기 난소암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가 아니면 거의 말기에 발견된다.

문의 (213)480-7770


차민영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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