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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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증(Night Terror)에 대해

2011-04-1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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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4세인 저의 아들은 잠을 자다가 갑자기 울고 낮에 있었던 안 좋은 일들에 소리 지르고 떼를 쓰며 웁니다. 이 때는 엄마의 어떤 말도 통하지가 않습니다.

꿈에서 깨고 정신이 들면 엄마에게 안겨 다시 잠을 자는데 10분에서 길게는 30분 정도 걸립니다. 거의 매일 밤을 이렇게 보내니 아이도 부모도 너무 놀라고 힘이 듭니다.

몽유병인지 단순한 악몽인지 불안하고 무섭네요. 아주 어릴 때는 그냥 울기만 해서 나쁜 꿈을 꾸고 놀랬나보다 했는데 이젠 말을 하니 낮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무서워하며 다시 꿈꾸는 것 같아요. 평소의 아이 성격은 낯을 가리고 모르는 사람에겐 전혀 가질 않는 까다로운 면이 있지만 엄마에게는 말도 잘하고 표현도 많이 하는 아이입니다. 무슨 문제일까요?


야경증(night terror)이라는 수면장애는 2~6세에 자주 보이는 수면장애입니다. 의학용어로는 pavor nocturnus라고 불리며 최근의 조사에 의하면 약 15%의 어린자녀에게 발생하는 흔히 보이는 모습입니다.

예를 들면 자녀가 자다가 갑자기 눈을 뜨고 벌떡 일어나서 공포에 질린 얼굴을 하면서 비명을 지르는 상황이 벌어지는데 이때는 자녀가 땀을 흘리고 호흡이 가빠지며 심장이 마구 뛰며 전반적으로 위급한 모습을 보이곤 하는데 이때는 잠이 깨지 못하고 혼돈스러워하며 쉽게 달래지지 않고 부모를 알아보지도 못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야경증은 5분에서 30분이 지속되는데 이후 자녀는 보통 다시 잠이 잘 자게 됩니다.

야경증이 일어날 때 자녀를 깨우게 되면 자녀는 보통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깨어날 때 부모가 깨우기 위해 마구 흔들어대거나 소리를 지르는 것에 놀라는 모습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깨우기 위해 억지로 노력하는 것보다는 안전하게 보호해 주고 다독여주는 것이 좋으며 증상이 지난 후에 다시 잠을 자도록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야경증이 악몽과 판이한 점은, 악몽은 쉽게 깨워줄 수 있고 다독여줄 수 있는 반면 야경증은 아무리 깨워도 일어나지 못하고 소리를 지르고는 합니다.

우리가 예전에 자녀가 놀라면 밤에 ‘경기’를 한다고 하던 것이 사실은 우리가 우려하는 발작경련이 아니라 야경증인 경우가 많습니다.

만일 자녀가 눈이 돌아가거나, 몸이 굳거나, 침을 흘리거나 하면 발작 경련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발작 경련이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의 깊게 관찰하시되 큰 걱정을 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야경증은 유전적인 요소가 있으며 자녀가 피로, 긴장에 시달리거나 수면에 문제가 있으면 더 심해지고 자주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자녀가 충분한 휴식을 취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질문에서처럼 거의 매일 야경증의 증상을 보인다면 자녀가 주로 증상을 보이는 시간 (예를 들면 새벽 2시나 3시) 약간 전에 자녀를 수면에서 약 5분가량 완전히 깨우시고 다시 잠을 자도록 해주는 것이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낮잠을 자면 증상방지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이며 안정과 안심이 되도록 생활환경을 조절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대부분의 자녀들은 나이가 들면서 이런 증상들이 사라지는데 증상의 섬뜩함에 반해 신체나 정서에 미치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밝혀져 있습니다.

가끔은 발로 차거나 몽유병처럼 약간 걷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주변상황을 인식하지 못해 다칠 수도 있기 때문에 위험한 물건 등을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저스틴 최
<임상심리학 박사>
(714)293-0123,
www.drjustincho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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