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귀 기울이는 부모, 선택권은 자녀에게

2011-03-28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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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심 강한 아이로 기르기

귀 기울이는 부모, 선택권은 자녀에게

어린 자녀의 사고력을 키우고 싶다면 질문이 있어야 한다. 아이들은 이를 통해 생각하고, 비교하며, 답을 결정하게 된다. 킨더가튼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학생들.

내 아이는 얼마나 깊은 사고력과 판단력을 갖추고 있을까. 어린 아이에게 이런 것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너무 무리인 것은 아닐까. 많은 부모들이 가지는 궁금증이다.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이를 발전시킬 수 있는 아이, 그리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의 판단과 결정, 나아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연결시킬 수 있는 아이로 만들고 싶다면 이렇게 해보자.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아이

아이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이하의 어린이들은 모든 생각과 판단에서 부모에게 의존하게 된다. 이는 아이가 바라서가 아니라 환경 자체가 그렇게 때문일 가능성이 많다. 부모의 입장에서 아직 철부지인 아이들이 무슨 생각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나름대로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려는 강한 사랑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자녀를 독립심이 강한 아이, 보다 정돈되고 성숙한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본인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필요하다.

1. 결정하는 기회를 주자

스스로 생각하는 아이의 골격은 스스로 결정을 내릴 줄 아는 아이를 뜻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자녀와 생활하면서 어린 나이라도 매 순간 자녀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 시작이다. 예를 들어 책을 고를 때, 또는 옷을 살 때 자녀가 먼저 결정해 보도록 유도한다. 물론 룰이 있다. 부모가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2. 수평적인 대화 채널을 열자

1번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너무 룰대로 하다 보면 어느 새 아이들은 마음속에 “내가 결정을 내려 봐야 엄마가 다시 바꿔버릴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당초 의도했던 목적과는 빗나간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자녀의 생각과 부모의 생각을 함께 나누는 과정이 필요하다. 때문에 물건을 구입하거나, 어디를 갈 때 미리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대해 서로 얘기를 하면서 자녀가 내릴 결정의 범위를 좁혀주는 것이 현명한 자세이다.


3. 자녀의 얘기를 들어라

아무래도 어른은 아이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쉽게 무시해 버리기 쉽다. 특히 자녀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편견 또는 일방적인 의사표시로 나타날 수도 있다. 이 점을 유의하고 아이가 하는 얘기들을 귀담아 듣는 모습을 잃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자녀가 어느 정도 옳은 생각을 얘기한다면 적극적으로 칭찬과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비판적 사고 능력

요즘 미국 교육에서 가장 많이 떠올리는 유행어라고 해도 전혀 무리가 아니다. 흔히 ‘크리티컬 싱킹’(critical thinking)이라고도 한다.
이는 분석과 논리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이는 ‘무엇을 생각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생각하느냐’의 문제다.

비판적 사고 능력을 위한 훈련은 빠를수록 좋다. 전문가들은 초등학교 킨더가튼 때부터 시작할 것을 권한다. 이런 점들을 알아두자.

1. 질문이 시작이다

자녀에게 정답이 나오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또 한 가지 답만 있는 것도 아니다.

나이가 어린 만큼 정답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훨씬 많다. 대신 아이가 여러 가지 답을 내놓는 과정에서 정답이 아닐 수 있다는 두려움을 없애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2. 분류와 구별

아주 단순한 것들이라도 본인이 스스로 내용이나 물건들을 분류하고 구별하는 훈련을 반복하도록 한다. 이는 비판적 사고 능력을 키우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이는 어떤 상황이 될 수도 있고, 그림이나 내용이 될 수도 있으며, 심지어 아이들과의 놀이에서도 할 수 있다. 이때 비슷한 것들과 다른 것들에 대한 질문을 해준다면 보다 구체적인 능력을 갖출 수 있다.

3. 그룹 활동

만약 10명이 모였다면 자녀는 그 중 9명의 생각을 접할 수 있다. 또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친구들을 통해 다양한 접근법을 체험하는 기회도 얻게 된다.

4. 결정을 내리게 한다

아이가 잘못된 결정을 내려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대신 나중에 꼭 그 결정을 자녀와 함께 평가해 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예를 들어 “네 결정에 대해 어떤 기분이 들었니?” 또는 “다음에는 무엇을 다르게 하겠니?” 식의 대화를 통해 아이가 스스로 무엇이 잘못된 것이 있는지를 생각해 보도록 하고, 다음에는 보다 발전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유도해 주게 된다.

5. 상황을 이용하자

차를 타고 가는데 길가 건물들의 모습이 저마다 다를 때 “건물들의 모양이 특이하네. 너는 어떤 모양이 좋니?”라고 물어보자.

아이는 창밖을 보면 다양한 양식의 건물들을 바라보며, 무엇이 다르고, 어떤 것이 특이한지, 그리고 자신은 어떤 모양이 좋은지를 얘기하게 하기 위해 초보적 단계의 비교와 분석, 결정을 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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