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늘 들어오던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라는 노래가 있다.
그 뜻을 이해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어렸을 때는 ‘노세’를 ‘노새’로 듣고는 노새가 젊다 (Young horse)라는 뜻인가 정도로 알아들었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던 20대에는 생산적이어야 하는 젊은 에너지를 노는데 쓰자는 퇴폐적인 노래라는 생각에 과민하게 반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들어오면 파김치가 되고 먼 거리 운전을 할 일이 생기면 은근히 두려움까지 생기는 요즘에는 젊었을 때 놀자는 노래의 뜻에 빙그레 웃음이 얼굴에 비친다. “놀자”는 말은 여가선용이나 여가활동의 시각에서 볼 때 일과 일 사이의 빈 시간을 유용하게 사용하자는 긍정적 표현이다.
하지만 빈 시간을 채우는 소극적인 긍정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영어로 볼 때 레크리에이션(recreation)인 그 말은 ‘재-창조’ 또는 ‘새롭게 거듭나는 과정’을 표현하는 것으로 담고 있는 의미가 매우 적극적이고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 활동임을 알 수 있다.
사실 노는 것과 일에는 무척 깊은 상관이 있다. 미 프로농구의 귀재인 마이클 조단이나 코비 브라이언트의 경우만 봐도 어려서부터 늘 가지고 놀던 공놀이로 어마어마한 돈을 버는 것이고 어려서 수족관에 놀러가서 본 돌고래가 좋아서 해양학자가 된 사람의 경우도 있다.
스케이트보드가 좋아 매일 낮과 밤을 마다치 않고 타다 보면 고등학교 나이에 벌써 엑스게임의 일인자가 되어 많은 돈을 버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는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되고 많은 시간을 들여 연습을 하게 된 일은 점점 잘하게 되어 그 일에 있어서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최고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장애를 가진 아동들을 교육하는데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우리 대학의 교사 양성 프로그램을 보아도 수 개념을 어떻게 가르칠 것이며 읽기 능력을 어떻게 높여줄 것인가 하는 교육방법론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교생실습을 하는 학생들의 교실을 찾아가 보아도 99%가 읽고 쓰고 셈하는데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난 좀 생각이 다르다. 개개인이 좋아하고 또 하고 싶어하는 활동을 찾아 시간을 채울 수 있도록 하는 레크리에이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레크리에이션을 통해 일석이조가 아닌 일석삼조의 세 가지 교육목적을 한 번에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첫째는 건강을 유지한다는 점이고 둘째는 비장애인보다 많은 여유시간을 의미 있게 활용해 삶의 질을 높인다는 점이며 셋째는 재미있는 일을 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취업에 필요한 기술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좋아하고 재미있는 여가활동을 하면서도 그에 필요한 단어와 읽기교육이 가능하고 점수를 계산하고 운동기계나 공구들의 물리적인 측정은 수개념을 가르칠 수 있는 좋은 교육기회를 통합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단체게임에 참여를 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단결과 협동을 가르치고 팀 멤버간의 인간관계를 통해 사회성 계발 및 네트웍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특수교육에서는 장애아동의 특성에 따라 특수 체육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여가활동과 특수체육과는 차이가 있다. 특수체육에서 여가활동을 포함해 교육활동에 활용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특수체육이 건강과 스포츠 활동에 좀 더 기여하고 있다면 특수교사가 주도하는 여가활동은 직업과 평생교육과 연계를 할 수 있고 빈 시간을 즐겁게 활용해 삶의 질을 높이는 교육활동으로 계획될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특수체육교사, 특수교사, 부모가 함께 협력하여 장애학생이 좋아하는 일들을 중심으로 졸업 후 평생 활용할 수 있는 여가활동을 습득하도록 돕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김효선
<칼스테이트 LA특수교육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