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게티 뮤지엄 사진전 이명호 작품 전시

2011-03-16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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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주제 소장품 7월3일까지

게티 뮤지엄 사진전 이명호 작품 전시

이명호의 2009년 사진작품 ‘나무 #3’.

앤셀 애덤스 등 대가와 나란히
“여러 장르의 경계 탐구” 찬사

게티 뮤지엄(The Getty Center)에서 지난달 8일부터 오는 7월3일까지 열리고 있는 ‘나무’ 주제의 사진 소장작품전(In Focus: The Tree)에 한국의 사진작가 이명호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이명호는 최근 세계적으로 유명한 컬렉션인 파리 에르메스 재단과 노르웨이의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스타토일 아트 컬렉션에서도 작품이 소장돼 주목을 끈 작가로, 이에 앞서 미국 투자자문회사 피델리티 컬렉션과 자동차 보험회사 프로그레시브 컬렉션에서도 이명호 작품을 구입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게티의 이번 사진 소장품전에는 알프레드 스티글리츠, 앤셀 애덤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워커 에반스, 윌리엄 이글스톤, 다이앤 아버스, 으젠느 앗제, 폴 스트랜드 등 내로라하는 작가들의 나무에 관한 작품 40여점이 소개되는 가운데 이명호의 작품은 ‘나무’ 연작 3번과 11번이 걸려 있다.

이명호(36)는 서울대 수학과에 다니다가 사진으로 전공을 바꾼 후 철학적이고 개성적인 작업으로 세계 사진예술계의 기대를 한 몸에 모으고 있는 젊은 작가로, 사진작가들에게 꿈의 전시관으로 통하는 뉴욕의 요시 밀로(Yossi Milo) 갤러리의 전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나무 연작은 자연 속에 서있는 한 그루의 나무 뒤에 거대한 흰색 천을 설치한 뒤 촬영한 사진이다. 커다란 캔버스는 나무를 감싼 액자가 되어 마치 자연 속에 큰 그림이 세워져 있는 듯 착시를 일으킨다. 비평가들은 이 작품이 회화와 사진, 설치와 행위가 포함된, 여러 장르와 사진의 경계를 탐구한 예술이라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대신 캔버스 자체를 자연에 대입시켰다. 별스러울 것 없는 평범한 나무를 택하지만 대형 크레인까지 동원해 캔버스를 배경으로 세우면 나무는 특별해지고 돋보인다. 본질은 그 이면이지 피사체가 아니므로 나무뿐 아니라 못 생긴 돌이나 평범한 이웃, 수백 마리 중 하나인 개미여도 괜찮다“고 말한 바 있다.

이명호는 2008년 이후 고비사막 한 가운데서 엄청나게 긴 흰 광목을 펼치고 수백명에게 치켜들게 한 다음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촬영한 ‘바다’ 시리즈로 또 다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게티 센터의 입장료는 무료이나 주차비가 15달러이다. 월요일 휴관.

1200 Getty Center Dr. LA, CA 90049, (310)440-7300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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