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원수사랑 단상

2011-02-27 (일)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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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들의 절규, 살려주세요! 돼지들의 처참한 울부짖음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300만이 넘는 돼지들이 참혹하게 생매장 되었다.
누가 그들을 땅에 묻을 권리를 주었단 말인가? “한 나라의 위대성과 도덕성은 동물들을 다루는 태도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마하트마 간디는 말했다. 생명은 인간이든 동물이든 식물이든 모두가 소중한 것인데, 인간들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일까? 지금 리비아에서는 카다피라는 인간이 무슨 짓을 하고 있나?
함무라비 법전에서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하였다. 이는 당한만큼만 복수하라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인간은 당한만큼 복수하는 게 아니라, 그 몇 배로 복수한다. 인간의 심성이 그렇다는 말이다. 그래서 법 규정을 통해 당한 것보다 더 심한 복수의 악순환을 막으려 한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원수까지도 사랑하라고 하셨다. 나 자신도 제대로 사랑하지 못하고 있는데, 마땅히 사랑해야 할 내 자식, 내 아내, 내 이웃들도 제대로 사랑하지 못하고 있는데... 원수까지도 사랑하라니? 차라리 율법처럼, “네 이웃을 사랑하고, 네 원수를 미워하라!”는 가르침이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예수께서는 왜 이 “Mission Impossible”을 가르치신 것인가? 이것은 그저 하늘나라에서의 윤리인건가?
아니다! 원수사랑 이라는게 뭘까? 그들의 죄와 악행을 덮어주는 것이 예수께서 말씀하시던 원수 사랑일까? 원수의 잘못을 묵인해 주고 등 두드려주고 같이 술잔을 기울이는 것이 원수 사랑일까? 그게 정말 진정한 원수 사랑일까? 예수께서 정말 그런 의미로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신 걸까?
아니다! 부모가 잘못된 원수 같은 자식을 사랑하는 것은 찢어지는 가슴으로 그 자식을 잘못된 길에서 벗어나게 해 주는 것이니 진정한 원수사랑은 그 원수를 위해서도 그 원수의 손에서 칼을 빼앗는 것이며, 죄악의 술잔을 빼앗는 것이며, 그 원수의 멱살을 잡아서라도 미친 광란의 드라이브를 멈추게 하는 것이다!
무바라크와 카다피, 이 원수들을 어떻게 사랑하라는 말인가? 그들의 끝없는 독재와 불의와 부정과 생명경시를 묵인해 주고 침묵을 하고 덮어주는 것이 예수께서 말씀하신 원수 사랑이란 말인가? 아니다! 예수의 원수사랑은 보다 적극적인 행동이 담긴 악의 근절을 의미하고 있으니, 원수 같은 악인을 죄악의 권좌에서 내려오게 하는 것이 예수께서 말씀하신 진정한 의미의 원수 사랑이 아닐까?


조명철

수도장로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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