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부모들의 자녀교육에 관한 가장 지대한 관심중의 하나가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칼럼이 연재되는 교육면을 살펴보아도 대학입학에 관한 정보만큼 많이 실리는 기사는 없다. 그래서 우리 모두가 입학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졸업이라는 사실을 때로는 망각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는 한다.
좋은 대학에 입학한 내 아이가 설마 졸업을 하지 못하겠는가?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으나 막상 학생들의 문제를 상담하고 있는 필자에게는 이것이 상당히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모두가 대학입학에 관해서 많은 정보를 알려주고 있으나 자녀들이 대학에 가서 어떻게 졸업을 하고 또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여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상세한 정보가 실리지 않고 있다.
우선 미국의 대학 졸업이 고등학교보다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학생들이 입학하기 전에 깊이 인식할 필요가 있다. 입학만 하면 다 끝난다는 매우 잘못된 생각으로 첫 학기를 시작했다가는 D, F 점수를 몇과목 받고는 probation(경고)에 처해지고 이것이 suspension(정학)으로 이어지고 그리고 expulsion(퇴학) 또는 자퇴(drop-out)라는 불명예를 뒤집어 쓸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설마 고등학교에서 그렇게 공부 잘하던 내 아이가 대학에서 이런 일이?” 그러나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음을 필자의 클리닉을 찾아오는 성인이 다 된 자녀들을 통해서 보고 있다.
그들은 각자의 고등학교에서 탁월한 성적을 낸 학생들이었고 “부모 말 잘듣고” “공부 잘 하던” 그런 학생들이기도 하다. 그리고 뛰어난 성적으로 ‘top-tier’ UC 대학, 유명사립대학, 그리고 동부 명문으로 진학한 학생들이기도 하다.
독립성을 중하게 여기는 대학에서 내 자녀들이 성공하는 길은 독립적인 생활기능을 갖추고 있을 때 가능하다. 고등학교까지 거의 부모 의존적으로, 부모가 자녀의 행동을 관리, 통제하다가 대학으로 진학하였다면 자녀가 집을 떠나서 아파트나 기숙사로 들어가기 전에 이 문제를 반드시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우선 내 자녀의 사회행동, 인간관계, 정서행동 특성을 살펴보아야 한다.
부모가 알고 있는 자녀의 집안 행동하고 자녀가 밖에서 친구들, 선생님들을 대하는 행동에는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월요일에 퀴즈가 있는데 그 전 주말에 친구들이 파티에 가자고 했을 때 자신에게 중요한 일이 어느 것인지 판단한 다음에 행동할 줄 아는 기능을 갖추고 있는가? 내일 제출할 페이퍼가 있는데 이를 마무리하지 않고 밤늦은 시간까지 페이스북 같은데서 현실도피의 fantasy에 사로잡혀 있지는 않은가?
그리고 자신의 정서를 얼마나 생산적으로 관리할 줄 아는가에 대하여 자녀 스스로 인식이 있어야 한다. 학교 기숙사에서 또는 아파트에서 고독감을 느꼈을 때, 이성 친구로부터 결별을 통보받았을 때, 또는 학점이 기대한 것과 달리 C, D가 나왔을 때 이것을 스스로 극복할 줄 아는 정서, 사회성 기능을 갖추고 있는가? 아니면 친구, 술, 담배, 파티, 인터넷, 또는 마약과 같은 비생산적이고 파괴적인 것에 의존해서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가?
그리고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때 주변의 자원을 잘 활용할 수 있는지도 알아보아야 한다. 학교에는 카운슬러들이 있으며, 교수들은 문을 열어두고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대학생이라면 이런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줄 아는 기능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이 학점이나 다른 일로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면 더 늦기 전에 가족들에게도 그 사실을 이야기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고 지원해 줄 수 있는 대화의 채널을 꼭 열어두어야 한다. 기숙사나 아파트로 나갔다가 잘못되는 경우 자녀들은 부모가 있는 집이 아니면 갈 곳이 없다.
리처드 손 임상심리학박사
하버드 카운슬링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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