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부관계에 위기가 닥칠 때

2011-02-1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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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사회의 가정 파탄이 날로 늘고 있다. 모래 속에 사람이 빠졌을 때 발버둥질 칠수록 더욱 깊이 빠지듯이 부부관계에 위기가 올 경우 잘못된 방법을 시도할수록 결국 더 큰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그러면 어떻게 부부관계의 위기에 대처해야 하는가.

첫째, 긍정적인 안목을 가지자. 흔히 관계가 힘들어지면 그동안의 부부생활에 있었던 긍정적인 면들이 다 가려진다. 그러나 부부들은 힘든 시기일수록 그동안 부부가 함께 이루어 왔던 점들과 현재 결혼생활에 남아있는 장점들과 앞으로의 가능성들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도허티는 배우자가 어떻게 자신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는가에만 초점을 맞추기 시작하면 아무리 좋은 부부관계도 2년 안에 파괴될 수 있다고 말한다.

둘째, 각자가 익숙한 평상시의 자세에서 벗어나서 관계회복을 위한 의식적인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자. 가파른 경사를 운전을 하고 내려갈 때 브레이크를 사용하면서 평상시와는 다른 기어를 사용해야 하듯이 부부생활에 위기가 올 때는 평상시와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대처해야만 한다. 예를 들면 평상시에 쉽게 사용했던 배우자가 가장 싫어하는 충동적인 언어나 행동을 멈추거나 전문상담을 받는 것이다.


셋째, 해결될 수 없는 문제들은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문제들의 함정에 빠지지 말자. 고트먼은 누구나 부부생활에서 10~20%의 해결되지 않는 고질적인 문제들을 안고 산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결혼생활에는 해결될 수 없는 문제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그것들이 관심사의 주요 초점이 되거나 부부관계의 기초를 흔들지 않도록 그 문제들의 영향력을 축소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혜롭게 해야 한다.

넷째, 분노를 잘 조절하자.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상대방을 계속 비난하거나 멸시하거나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거나 상대방을 향하여 마음의 철벽을 쌓는 일을 피해야 한다. 이 네 가지는 이혼하는 부부들의 특징들이다.

다섯째, 서로 용서하자. 결혼생활에서 상처가 생길 때는 다른 관계에서 상처가 생길 때보다도 훨씬 더 큰 고통을 느낀다. 그럴 때 부부는 상대방을 배척하고 쓴 뿌리를 안고 살던지 아니면 용서를 실천하든지의 선택을 해야만 한다. 용서는 원한과 복수심을 내려놓고자 하는 마음의 결단이며 자신의 감정이나 상대방의 반응과 무관하다. 용서는 먼저 자신을 위한 것이다.

여섯째, 친지들의 도움을 구하자. 위기 속에서는 감정에 압도되어 올바른 판단력을 잃어버리고 충동적인 결정을 하기 쉬우므로 신뢰할 수 있는 친지들의 충고를 들을 필요가 있다. 이때 잘못된 충고는 오히려 부부위기를 악화시키므로 누구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가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엄예선
풀러 신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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