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의 한강이 얼었다고 한다. 어릴 적에는 논, 밭, 들, 주변 냇가 웅덩이들이 꽁꽁 얼어 썰매도 타고 미끄럼도 타던 기억이 있다.
처마 밑 고드름을 따서 먹기도 하고 꽝꽝 얼은 한강을 겁 없이 건너보는 용기와 오기를 부리던 젊음의 시절은 이제 먼 추억 속으로 가 버린 지 오래다. 이제 노년이 된 입장에서는 한겨울 추위가 그저 빨리 지나가줬으면 하는 생각이 더 현실적인 것 같다.
금년 겨울의 싸늘함은 마음까지 얼게 만드는지 연초부터 두통과 고열을 동반하고 찾아왔다. 반갑지 않은 손님은 심한 기침까지 안겨주어 밤잠을 설치는 힘든 날이 계속되고 아픔에 치어 친구들과 만남을 자제하는 마음이 더 힘들다. 기운을 받고 힘을 내서 새로운 한해를 맞고픈 열망의 꿈이 사그라지는 것은 아닐까
지난해에는 거의 두 달이 넘도록 집을 떠나 여행을 하면서도 끄떡없던 내 체질에 안심을 했었던 것이 자만이었나. 건강은 누구도 자신할 수 없고 자신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평소에 꾸준한 운동과 자기 관리가 건강 유지의 지름길임을 익히 알고 있으면서도 쉽지가 않은 것이 일상이다. 기침에 좋다는 생강과 대추를 잔뜩 넣고 폭폭 끓여 꿀을 타서 벌써 얼마를 마셨는지 온 집안이 생강 냄새로 진동하고 있다.
엄마 건강을 염려해 다독거리는 딸들의 위로에 내 큰 눈에서는 눈물이 핑 돌았다. 어린 아이 같이 주르륵 눈물을 찔끔거리는 마음 약해진 모습을 감추느라 화장실에 뛰어 들어가 서성거리는 내 모습을 보니 바보 같아 맥없이 웃어보기도 했다.
분명 사려 깊고 점잖고 우아하고 품위 있는 어머니가 되기로 했는데 바로 자식 앞에서 약해진 것을 이렇게 강하게 실감(느낄)할 줄이야. 감기에 절어 20여일을 앓다보니 거울을 보기도 무섭고 늙는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덜컹 겁도 났다.
한 겨울에 반갑지 않은 손님 덕에 침대 속에 푹 파묻혀 책장에 쌓인 책을 골라보기도 하고 ‘콜록’이는 기침과 잔뜩 쉰 목소리 때문에 걸려온 전화 통화가 어려움을 안 친구는 바로 이메일로 격려글이라며 두 가지의 글을 보내왔다.
첫 번째 글은 “무엇을 할 수 있는 나이인가?”이다. 65세는 좋은 일이 있어도 건강이 걱정되는 나이, 73세는 누가 옆에 있어도 방귀를 뀔 수 있는 나이, 82세는 뭘 하려고 하면 주변 사람들이 괴로워하는 나이, 88세는 뛴다고 생각하는데 걷고 있는 나이, 100세는 인생의 과제를 다 하고 그냥 노는 나이란다.
두 번째 글은 “생체나이 10년 줄이기 전략”이다. 전략 첫 번째는 오늘 당장 건강관리 전략을 세운다. 둘째는 정기적으로 건강검진과 노화 검진을 한다. 셋째는 흡연, 과음을 피한다. 넷째, 절식을 하되 영양소의 균형을 유지한다. 다섯째, 충분한 수면, 낮잠을 취한다. 여섯째, 중간 정도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한다. 일곱째, 스트레스를 관리한다.
규칙적인 일상 생활에서 육체를 단련하는 것만큼이나 마음을 거울처럼 닦고 가다듬는 게 더욱 중요 할 것 같다. 몸이 건강할 때 건강에 마음을 쓰고, 매사에 긍정적인 사고로 밝은 삶속에서 범사에 감사가 넘치는 생활들로 채워간다면 생체 나이 10년 줄이기는 틀림없이 내 것으로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