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를의 반 고흐의 방’과 한국어 교육

2011-02-03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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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애 맥클린 한국학교 교장

인상파 화가 반 고흐의 작품 ‘아를의 반 고흐의 방’은 언제 보아도 나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1인용 침대 하나와 두개의 의자, 물병과 컵을 올려놓을 수 있는 탁자 하나가 전부인 작은 방, 침대 옆 벽면에 걸린 두개의 액자가 전부인 방안 풍경을 묘사한 작품이다.
노란 색을 주색으로 사용한 이 작품이 현대인들에게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이 작품의 구성이나 색체 구성 등 작품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난과 절망으로 자신의 귀를 잘라야 했을 만큼 불우했던 시절의 자신의 방을 묘사한 것이라는 소설 같은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가슴을 찡하게 만든데 있었던 것으로 미술 평론가들은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이 밀레 등 당시의 인상파 화가들이 대중에 영합하거나 대중을 감상적으로 만드는, 즉 무언가 교훈을 주려던 작품 경향에서 떠나있었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해 본다.
교육도 특히 한국어 교육도 마찬가지이다. 학생들의 인기에 영합하거나 그들에게 일방적으로 교훈을 주려고 하거나 일방적 지식 전달을 시도할 때 학생들은 흥미를 상실하게 되고 그 교육은 효과를 거둘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현대 교육에서는 교사가 교육의 주체라고 말하지 않는다. 또 교육을 교사라는 성숙한 자가 학생들에게 자신이 가진 지식을 단순히 주입하거나 전수하는 작업이 아니라고도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문제를 이민 1.5세나 2세들의 한글교육에 대비하면 더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미국사회에서 태어나 미국교육을 받으며 성장해 가고 있는 그들에게 한글교육 더 나아가 역사와 문화교육을 이야기 할 때, 부모들이 생각하고(강요하고 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지도 모름)있는 정체성 확립이나 뿌리교육은 “so what?”이라는 질문에 봉착하게 된다.
“그래서 어쨌다는 거예요?” 요즘 이 문제가 나를 고민에 빠지게 한다.
한국학교의 한글교육과 역사, 문화를 포함한 정체성 교육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갈 커리큘럼의 개발과 교육의 주체인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흥미를 가지고 참여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무엇일까 하는 것이다.
아마도 반 고흐가 그랬던 것처럼 내 자신의 귀를 잘라 내는 고통의 공간, 그 방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반 고흐의 ‘아를의 반 고흐의 방’은 내게 있어서 언제나 현재 시제로 다가선다.
한국학교 교육 과정이 ‘아를의 반 고흐의 방’과 같은 고통과 인내를 바탕으로 만들어지고 시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여겨진다. autumn37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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