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은 복지에 관한 논란으로 정치계가 떠들썩한 분위기이다. 지난해 12월 20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사회보장기본법 전부 개정안 공청회를 열어 복지 문제에 불을 지핀 이후 민주당의 무상 복지 시리스 제창이 터져 나오면서 복지논쟁은 끊이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쟁점은 복지혜택의 대상범위와 부담능력으로 논란이 되고 있고, 정책결정에 중요한 이슈인 것은 분명하지만 복지에 관한 국가의 기본전략 및 정책을 세우는 데에는 대상 범위와 부담능력에 대한 쟁론만으로는 불충분하다고 여겨진다. 복지와 연관된 근본 철학적 가치인 분배의 정의에 대한 입장의 정립부터 출발하여야 할 것이다.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근본적인 가치 가운데 하나인 정의는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분배의 정의, 보상의 정의, 응보의 정의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지만 그 중 분배의 정의가 인간사회구조와 체제의 요체를 형성하는 근본 가치라고 할 수 있겠다.
분배의 정의에 대한 원칙적 주장을 살펴보면 공리주의적(Utilitarian), 자유주적(Libertarian), 평등주의적(Egalitarian)등 3가지 주장으로 제창되어 왔다.
공리주의적 주장은 사회구성원 최대 다수의 최대행복을 추구한다는 입장에서 어떻게 하든지 복지를 최대 한도로 증대하는 것에 복지정책의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민주당이 제창하는 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보육, 반값등록금 등 3+1의 정책추구가 바로 공리주의적 접근에 기초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자유주의적 주장은 인간의 기본적 자유와 재산권을 앞세우는 입장에서 복지는 기본적 자유,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고 오히려 증진하는 범위 안에서 허용되어야 한다고 제창한다. 복지를 최소한도로 설정하고 자유거래와 개인 자산권의 신장을 통하여 경제성장에 중점을 두는 자유 시장 경제체제의 복지주장을 근간으로 한다.
평등주의적 주장은 복지의 최대화를 앞세우는 공리주의적 주장이나 복지보다 기본적 자유, 재산권을 우선시하는 자유주의적 주장을 지향하여 복지에 대한 근본적인 입장과 원칙을 제시하고 있어 한 국가의 복지정책 전략을 수립하는 데에 고려해야 할 주장이라 생각된다.
평등주의적 접근의 첫째 원칙은 사회 구성원은 누구나 어떠한 형태이든 복지를 수용할 지위 또는 권리를 평등하게 갖고 있다는 입장이다. 복지에 관련된 권리에 있어서도 민주주의의 보편적인 지위와 권리와 같이 차별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둘째 원칙은 복지혜택 수여의 선행 조건에 관한 원칙이다. 복지를 받을 필요가 없는 지위에 대한 기회가 사회구성원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졌느냐 하는 조건이다. 기회의 평등이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복지를 수혜해야만 하는 처지를 가늠하여 복지정책, 제도를 수립해야 하는 원칙이다.
셋째 원칙은 복지제도의 검진 조건에 관한 원칙이다. 복지제도를 실행한 후 복지 수혜자의 경제적 지위가 복지 혜택을 받은 수준 이상으로 진전되었느냐 하는 검진으로 복지제도의 효율성, 효과성을 점검하는 원칙이다.
복지제도를 마련하여 복지 혜택자 부류와 복지 비혜택자 부류의 차별을 형성하였는데 그 차별로 인하여 복지 혜택자 부류의 경제적 지위가 복지혜택 수준 이상으로 진전되도록 복지제도, 정책이 수립 및 시행되어야 한다.
복지논쟁의 불씨를 제공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보편적 및 선별적 복지를 뛰어 넘어,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때에, 필요한 곳에 복지를 제공한다는 ‘맞춤형 복지’를 주장하고 있지만, 필요와 맞춤의 기준을 어디에 정하느냐가 문제일 것이다.
또한 민주당 20의원 모임도 무상복지 3+1정책을 점검한다고 하는 데, 그 점검의 기준이 논쟁의 초점이 된다.
맞춤과 점검의 기준을 복지권리, 지위의 평등성, 복지수혜 전 기회의 평등성, 복지제도의 효율성, 효과성 등 3가지 원칙에 입각해서 정한다고 할 것 같으면, 분배의 정의에 합당하고 성장과 분배를 황금률로 조합한 복지제도, 정책이 탄생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