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조중동 방송의 전문약 광고는 어불성설

2011-01-22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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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덕근 약학박사, MD

최근 한국에서 조중동 방송이 허가되면서 전문약(처방약) 텔레비전 광고를 허가할 거라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미국에 살면서 그 피해를 몸소 느끼고 있는 전문가 입장에서 처방약 텔레비전 광고는 절대로 안 된다는 점을 주장하고자 한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약 값이 제일 비싸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전문약 텔레비전 광고를 비롯한 광고비가 그 중에 하나임엔 틀림없다. 미국에서 제약회사의 힘은 실로 막강하다. 그 막강한 로비에 의해 국회의원들이 움직여졌고 그래서 FDA가 움직여졌고 마지막으로 의사가 움직여졌기 때문에 전문약 텔레비전 광고가 가능해졌다.
미국은 자본주의 국가다. 민주주의를 전면에 내세우지만 그리고 어느 정도는 민주주의의 작동원리로 나라가 움직이지만 정말 결정적일 땐 돈이 나라를 움직인다. 그래서 전문약 광고가 텔레비전에 등장한 것이다. 근데 이게 왜 한국에?
처방 전문약은 그야말로 전문가인 의사와 약사가 다루는 약이다. 그래서 전문약은 전문가에게만 광고하면 된다. 일반인들은 약에 대한 전문 지식이 전혀 없다. 물건을 더 많이 팔려고 하는 게 광고다.
그런데 자동차도 아니고 과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반약도 아닌 의사의 처방과 약사의 조제에 의해 환자에게 전달되는 약을 왜 텔레비전에서 광고를 하는가? 그렇게 해서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인에게 무슨 정보가 전달 될 수 있겠는가?
약효의 전달과 부작용, 그리고 각 약물들의 비교를 과자 고르듯, 장난감 고르듯이 할 수는 없다. 광고는 과장 될 수밖에 없다. 당연히 약효는 과장하고 부작용은 축소할 것이다. 이런 광고에 현혹된 환자들의 전문약 쇼핑행위, 원하는 약을 처방해 주지 않으면 다른 의사에게 가서 기필코 광고에 현혹된 약을 처방받으려고 할 것이고. 이렇다면 의사 처방약이라기 보단 차라리 ‘광고처방약’이라 불러야 할 것이다.
진짜로 전문약 광고를 할 것인가? 한국에서 도대체 누가 전문약 텔레비전 광고를 원하는가? 의사가 원하는 것도 아니고 약사가 원하는 것도, 일반시민이 원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제약회사가 발 벗고 원하는 것도 아닌데 오직 조중동 방송사의 이익을 위해서만 허가를 해 준다니 정말 황당할 따름이다.
지금의 대한민국 정부는 정녕 원칙도 상식도 없는 정부인가? 전문약 광고를 여태껏 금지시킨 이유가 조중동 방송에게 광고 몰아주려고 금지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한국이 미국에서 배워야 할 점은 정말 많다. 기부 문화나 자원 봉사, 체면이나 허례허식 그리고 접대문화가 없는 점 등 정말 한국에서 꼭 도입해야 할 장점이다.
이런 것은 놔두고 미국에서도 논쟁이 많은 전문약 텔레비전 광고, 민간 의료 보험 등을 도입하려는 이명박 정부는 제발 정신 좀 차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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