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 뼘의 공간

2011-01-21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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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경찬 시인/워싱턴문인회

이 세상 나오기 전에
고요 속의 사계절 지나
그 끝에 고통에 눈물을
우린 모른 채 외면하고

거꾸로 볼기 몇 대 맞고
울면서 꼭지 물고 한 잠에
깨어나 울며울며
보채는 세월 속엔

한 뼘 남짓 쥐고 나온
지구 어딘가에 내 공간을
꼭 쥐고 살아온 세상 삶엔
그것을 바라보는 시야가 좁아


허지만 이것마저
찾지 못하고 버리고 가는
선하고 불쌍한 위인들의
아득하게 흩어지는 구름에 사촌

모두어 둔 고귀한 많은 그것들
공간엔 틈새가 없어
다 버리고 가야 편히 가는데
지금의 생각은 어디에 있는지

그토록 지면을 붙들고
꽉 채워서 하늘을 날아도
끝이 보이는 것은 언제나
한 뼘에 공간 그것뿐인데

삶을 접어 두기 전에
마음을 열고 기쁨을 나누고
참 삶의 나눔도 전하면
현실은 오래도록 하늘을 날고

한 뼘의 공간에 들어가도
궁전 같이 넓고 아름다움을
언제나 생각 앞에 세워두고
한 뼘에 공간 꼭 쥐고 이 한 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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