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불경기의 상도

2011-01-18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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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아가면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윤리와 예의가 있다. 상품 판매자와 구매자에게도 그런 기본원칙이 존재하는 데 그걸 상도라고 할 수 있다.

소설을 드라마로 만든 ‘상도’에서도 이런 말이 나왔다. “장사란 이익을 남기기보다는 사람을 남기기 위한 것이다.” 극중 거상 임상옥이 맨주먹으로 조선 최고의 갑부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다른 장사치와 달리 진정한 상인으로서의 도를 다했기 때문이었다.

얼마 전에 화장품을 사러 한 한인 가게에 갔을 때였다. 가게 주인이 내가 사려는 화장품 대신 다른 상품을 보여주면서 더 좋은 성분이 함유돼 있다며 너무 강하게 권유해서 주인의 권유대로 그걸 사왔다.

집에 와서 보니 그건 손님한테 팔아서는 안 되는 견본품이었다. 가게 주인에게 따져 물으니 환불을 해주면서 모르고 실수로 팔았다고 하나 모든 정황상 실수가 아니라 이윤을 남기려고 고의로 팔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손님을 속이고 본인의 양심을 팔아 원하는 이윤을 남겼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가게는 손님 하나를 잃어버렸다.

요새 아무리 불경기이고 너도나도 다 힘든 때이라지만, 힘들수록 정직하게 장사를 하는 게 상인으로서의 도리가 아닌가싶다. 그러다 보면 사람을 남기고 그 사람들이 이윤을 남겨줄 수 있을 테니까.


강 줄리아 / 버지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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