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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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 거부증

2011-01-1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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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칼럼

2세부터 학교를 다니기 시작한 저희 딸은 성격이 밝고 활발하며 아무에게나 인사도 잘하고 선생님들이나 학교 관계자들도 딸아이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사교성이 좋습니다.

3세가 된 이번 해에는 교장을 비롯해서 많은 선생님들이 바뀌게 되어 학기가 시작되면서 아이가 학교를 낯설어하고 적응을 못하고 있습니다.

자주 생기는 선생님의 변화 때문인지 선생님이 무섭다고 하는 등 선생님과의 관계가 좋지 않고 수업에 들여보내려고 30분에서 한 시간이 넘는 실랑이를 해야 하는 것이 너무 힘듭니다.


고민한 나머지 학교를 옮기는 등의 옵션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침마다 수업에 들어가길 거부하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최근의 조사에 의하면 약 28%의 학생들이 학교를 거부하는 ‘school refusal’(등교거부증)을 보인다고 합니다.

남녀학생 모두 같은 비율이며 도심에서 더욱 자주 관찰되며 빈부의 차이에 관계없이 생기는 모습입니다. 요즘의 자녀들이 많이 그렇듯이 독립성이 강하고 뚜렷한 의견을 가지기 때문에 예전보다 더 드러나는 행동으로 생각됩니다. 지금 자녀의 나이는 학교에 적응하는 기간이기 때문에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고 자신의 느낌과 의견을 반항하는 모습으로 전달을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등교 거부증으로 불리는 이 school refusal은 학교를 자주 결석하거나, 학교를 중간에 나온다든지, 학교 가기 전에 배가 아프다, 어지럽다 등의 꾀병으로 등교를 피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학교에 가서도 울거나, 매달리고, 떼를 쓰거나 하는 행동을 보이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여러 형태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문인이 등교 거부증을 치료할 때 가장 우선적이며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거부를 하는 이유와 동기 입니다. 이것이 문제해결의 열쇠이며 학생을 이해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자녀의 등교 거부 동기는 두려움이나 공포증을 벗어나기 위한 노력, 사회성 부족 등의 초조함을 피하기 위한 노력, 관심을 받기 위한 떼를 쓰는 모습, 또는 규칙이 부족한 가정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유로움을 더 추구하려는 모습 등으로 분류됩니다.

전문인은 ‘The School Refusal Assessment Scale’이라는 테스트를 통해 이런 행동을 발생시키는 생물사회심리학적인 요소를 점검하게 되며 역동치료, 행동치료, 부모교육, 가족치료, 탈감적 치료, 약물치료 등의 방법으로 접근을 하게 됩니다.


따님의 경우 등교 거부증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육아법 교육, 상황시 대화방법 코칭, 습관의 정립, 등교 거부에 대한 상과 벌, 그리고 특별한 경우에는 강압 등교 훈련 등의 방법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의 상황에서는 부모와 자녀 간의 선생님에 대한 솔직한 대화를 유도하고 자녀가 왜 선생님이 싫은지에 대해 더 정확한 이해를 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의 선생님이 싫은 이유가 선생님이 하는 행동이나 말, 자녀에게 대하는 모습 때문일 수도 있지만, 때로는 자녀가 선생님을 싫어하는 궁극적인 이유가 예전의 정들었던 선생님을 그리워하고 현재의 바뀐 선생님의 모습이 예전 선생님에 대한 상실감을 자꾸만 상기시켜 주게 되어 선생님과 수업이 싫어지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자녀의 행동에 대한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앞으로 나아갈 좋은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현재 추천할 수 있는 방향은 자녀가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인도하는 것입니다.

(714)293-0123, www.drjustinchoe.com


저스틴 최
<임상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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