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분, 한국사람, 한국놈

2011-01-17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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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들은 한국인을 대체로 한국분, 한국사람 그리고 한국놈 이렇게 세 가지로 부른다. 우리가 중국에서 제일로 잘 사는 민족이고 자본주의에 눈을 빨리 뜬것, 그리고 자본주의 종주국 미국에 까지 와서 타인종과 대등한 경쟁을 할 수 있는 것 등이 한국의 덕이고 한국인의 덕이라고 고맙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거의 한국인을 ‘한국분’이라고 높여 부른다.

그다음은 처음에는 좀 고마웠지만 지금은 때로 괘씸하기도 한 그들 별 것 아냐, 너는 너고 나는 나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저 타민족 부르듯이 ‘한국사람’ 이렇게 부른다.

그리고 한국사람들에게 심하게 자존심을 짓밟혔거나 사기를 당했다든가 또 한국사람에게 사랑하는 아내나 애인을 빼앗긴 사람들은 ‘한국놈’ 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지금은 ‘한국분’은 점점 줄고 ‘한국놈’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 안타깝다.


왜 일까? 조선족들이 이제 좀 살만하니 ‘배은망덕’ 하는 것인가? 아니면 한국인들이 처음에는 한민족이라는 동질성 그리고 나보다 못 산다는 측은한 마음으로 관심을 보내다가 차츰 이질감을 발견하며 생기는 배타적인 감정 때문인가?

언젠가 맥도날드에서였다. 한 한인 여성이 높은 톤으로 전화 받는 데 소리가 너무 커서 듣게 되었다. “혹시 연변인가 뭔가 하는데서 왔어요? 조선족은 안 써요. 조선족은 돈밖에 모르고 잘 거둬줘도 은혜를 모르더라고요. 뒤통수치는 인간들이더라구요. 아예 히스패닉이나 네팔계가 백번 나아요.” 그리고는 핸드폰 뚜껑을 ‘탕’ 하고 닫았다.

그 소리에 함께 있던 한인 친구가 민망해하며 조선족인 나를 쳐다보았다. 그 여성이 조선족들한테 얼마나 당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조선족을 통틀어 욕하는 데는 좀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조선족은 한국과 한국인에게 짐인가 자원인가? 분명 큰 자원임에는 틀림이 없다. 한국인들은 좀 많이 배타적인 것 같다. 유태인들이나 중국의 중화민족주의에서 한수 배워보는 것이 좋을 듯싶다. ‘한국놈’이 모두 ‘한국분’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성열/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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