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옷장 정리

2011-01-15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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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새로운 마음으로 맞이하기 위해 나름대로 몇 가지 계획을 세웠다. 그중에 하나가 옷가지와 핸드백을 정리하여 구세군에 갖다 주는 일이다. 외출하려고 하면 마땅히 입을 만한 것도 별로 없는데, 자그마한 내 옷장에는 왜 이리도 필요 없는 옷들이 많은지 모르겠다. 옷장에 있는 옷들 중에서 입을 것과 보낼 것을 가려내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몇 년 전에 옷장을 정리할 때 그대로 걸어 놓았던 옷들도 뭐가 그리 아까운지 또 망설이게 된다.

그러나 아깝게 생각하지 말자 마음을 먹고 자리만 차지했던 정장들을 과감하게 비닐백에 담기 시작했다. 오래되고 낡은 옷보다 그래도 입을만한 좋은 옷들을 기부하는 것이 훨씬 좋지 않겠는가? 드디어 일이 끝나고 나니 큰 비닐백으로 세개나 되었다.

나에게는 별 필요 없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유용한 것들을 나누는 일은 참 멋진 삶인 것 같다. 우리 인생은 여행이라고 했는데, 여행은 짐이 단출하고 가벼울수록 즐거운 법이다.


새해에는 필요 없는 것들까지 아깝다고 무조건 갖고 있지 말고, 나누는 삶에 좀 더 길들여지고 싶다. 이렇게 작은 것 하나라도 나누는 연습을 한다면, 내가 가진 소중한 것들도 아낌없이 나누게 되지 않을까? 묵은 옷들을 정리하고, 묵은 욕심까지 털어내니 새해를 시작하는 마음이 한없이 가볍다.


이경이 /한국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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