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들, 경기침체로 비용 등 부담느껴 채용 꺼려
미국 내 지속적으로 불고 있는 ‘고실업율 한파’로 인해 기업의 OPT(Optional Practical Training) 프로그램과 취업비자(H-1)의 지원이 줄자 고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 한국 유학생들이 늘고 있다.
올 미국 경제 회복세를 점치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오고는 있지만 이달 3일 기준으로 미 실업자는 388만명으로 집계돼는 등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 대학을 졸업한 한국 유학생들이 취업을 위해 회사 문을 두드리지만 비용 부담 등으로 기업들의 비자 스폰서가 줄자 한국으로 발길을 돌리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유학생들이 대학 졸업 후 1년간 미국 내 직장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OPT 프로그램의 기업 지원이 줄어든 것이 한국행을 택하는 데 한몫 하고 있다.
OPT 프로그램에 대해 정흠 변호사는 “OPT는 대학의 학생 어드바이저의 도움을 받아 이민국에 서류를 신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OPT는 연장이 안 되기 때문에 정해진 기간 내 직장을 찾다가 결국 한국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제도는 유학생들이 학교 졸업 후 OPT 비자를 신청해 받은 후 90일 이내 본인의 취업 여부를 학교에 통보해야만 1년 비자 유지가 가능하다. 만약 이 기간 동안 스폰서 해줄 직장을 구하지 못 할 경우 해당 비자가 유지되지 않기 때문에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산호세의 한 미국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김(24)모양은 “전공과 전혀 다른 일을 하며 직장을 구하고 있다”며 “한 달 넘게 직장을 잡기 위해 10군데 이상 이력서를 냈지만 연락 온 회사가 없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로 취업비자(H-1) 스폰서를 해주는 회사를 찾기도 ‘하늘의 별 따기’가 된지 오래다.
김준환 변호사는 “몇 년 전만해도 취업비자 쿼터가 오픈되면 빠르면 하루, 늦어도 일주일 안에 소진됐지만 작년 4월에 풀리기 시작한 쿼터가 아직도 남아있다”며 “유학생 등 미국에서 취업을 희망하는 외국인 구직자의 수요는 이전과 마찬가지지만 경제 악화로 이들을 고용하려는 기업이 크게 줄었기 때문에 쿼터가 소진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와 관련 “대학을 갓 졸업한 한인 유학생들이 문의가 부쩍 늘고 있다”며 “미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하지 않는 등 심각한 상태”라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거주 유학생 이(25)모씨도 “인터뷰를 볼 때 마다 반응이 좋았지만 비자 스폰서 문제를 꺼내면 입사 담당관이 항상 ‘미안하다’고 말하며 자리를 떴다”면서 “5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든 유학 생활을 마쳤는데 취업이 안 돼 다음 달에 한국으로 돌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김판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