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한인회 회칙 개정이 편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필라델피아 한인회 이사회는 6일자로 이사들에게 발송된 공문(문서번호 01-06-11)에서 오는 14일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여 지난 5일 이사회에서 결성된 개정소위에서 마련한 회칙 개정안의 인준을 처리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난 10개월 동안 회칙개정위원회로 활동해왔던 위원들과 전직 한인회 관계자들 사이에서 이번 임시이사회에서 인준을 시도할 회칙개정안이 졸속으로 마련된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더군다나 본지가 입수한 회칙개정안은 장권일 한인회장의 임명을 받은 회칙개정위원회(위원장 이광수 전 한인회장)가 마련한 개정안과 다른 개정안이 나온 것이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한인회 이사회는 지난 12월 5일 이사회에서 지난 회칙개정위가 제출한 개정안을 집행부와 이사회에서 구성된 소위에서 다시 다룬다는 취지로 6인 소위원회를 구성한 바 있다. 이광수 위원장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사회에서 소위가 구성되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개정위가 마련한 안과 다른 개정 사항이 있을 경우 서로 논의할 수 있도록 통보해 달라고 말했지만 한 번도 연락이 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필라 한인회칙 개정위원회는 현 한인회칙을 현재에 맞도록 개정한다는 취지 아래 장권일 회장의 강력한 의지로 구성되었으며 특히 한인사회 초미의 관심사였던 회장선거제도에 대한 공청회 등을 개최해 최종 개정안을 이사회에 제출한 바 있다. 개정위가 마련한 개정안에는 회장을 선거인단을 통해 선출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며 선거인단은 학계, 문화종교, 경제사회, 여성 및 봉사단체 대표로 200명 이상 300 명 이하로 구성되도록 되어 있으나 개정소위가 마련한 개정안에는 같은 선거인단이지만 선거인단 구성을 현직 한인회 이사와 회칙에 정한 특별 이사로 구성하도록 되어있다.

특히 한인회 이사는 직선 이사 20 명, 직전회장 및 부회장, 직전 이사장 및 부이사장, 직전 사무총장 등 자동 이사 14명과 회장이 임명한 지역 직능대표 20 명, 한인회에 등록을 필한 회원 30 명 이상 되는 단체의 단체장이나 단체 추천인사로 80명 이내로 구성되며 특별 이사는 전직임원과 이사로 구성되도록 되어 있어(개정안 2절 28조 1항) 개정위원회가 마련한 동포들이 광범위하게 참여하여 대표성을 갖는 선거인단 구성이라는 배경과는 다른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현 회칙에 장학위원회에 관한 규정이 없어 개정위원회는 개정안에 위원장이 추천한 4명의 위원과 한인회장이 추천하는 2인 등 총 6명으로 구성하며 위원장은 위원회에서 선출하도록 하는 안을 마련했으나 소위원회가 마련한 개정안에는 장학위원장은 당대 회장이 추천하여 이사회의 인준을 받도록 되어 있으며 장학위원은 회장과 위원장의 합의 하에 5~6명으로 구성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당대 회장과 이사장이 위원의 자격을 부여받을 수 있도록 해 지금까지 10년 이상 독립적인 기구로서 독립성을 유지해 온 장학위원회의 독립성이 크게 훼손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개정안에는 전직회장들로 구성된 고문위원회와 전직 이사장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두도록 규정하고 고문위원회는 한인회 비상사태 발생 시 한인회 전반 비상조치권을 갖도록 했으며(제 16조) ‘필라델피아 한인연합회’를 ‘필라델피아 한인회’로 명칭을 바꾸도록 되어 있다. 이광수 개정위원회 위원장은 이사회의 결과를 지켜보고 본인과 개정위원회의 입장을 밝
히겠다고 말했다. <이문범 기자>
한인회 회칙 개정위원회가 마련한 개정안이 6인 소위원회에서 대폭 바뀌어 이사회의 인준을 받게 됐다. 사진은 지난 8월 회칙 개정 공청회의 모습. 왼쪽 서있는 이가 이광수 위원장, 가운데 앉아 있는 이가 장권일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