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너나 잘 하세요!”

2011-01-11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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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연휴를 이용해 유럽 여행을 다녀왔다. 몇십년 만의 한파와 폭설로 인해 영국의 히드록 공항에 도착하니 공항 전체가 아수라장이었다. 비행기 출도착의 지연과 취소로 인해 공항에 주인 모를 가방들이 여기저기 뒹굴고 있었다.

같이 간 관광팀 일행 중에서도 3팀의 가방이 9박10일 일정 내내 도착하지 않았다. 옷 한 벌로 10일 내내 버티면서도 그들은 단 한마디의 불평 없이 항상 미소로 답하며 공동체의 일원으로서의 의무를 다했다. 자기 개인보다 공동체의 분위기에 중점을 두는 그들이 존경스럽고 감사했다.

그런데 한인사회에서 꽤 알려진 어느 분이 부인과 딸과 함께 같이 여행을 했는데 번번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모이라는 시간에 지정된 장소에 다들 모여 있노라면 이 가족은 샤핑을 더 해야 한다며 반대 방향으로 가서는 매번 20-30분을 늦게 나타났다. 50여명의 관광객이 그 가족 3명으로 인해 번번이 기다려야 했다.

그리고는 명품을 바리바리 사들고 뒤늦게 나타나서도 미안하다는 말조차 없었다. 그런 기본 예의조차 갖추지 않은 사람이 한인사회에서 잘 알려진 지도급 인사라니 어이가 없었다. 그렇게 행동하려면 차라리 처음에 명함을 돌리지나 말든지, 유명인사로서 의무 보다는 권리만 주장하려는 듯 보였다. 그를 보면서 마음속으로 외쳤다. “너나 잘 하세요!”라고.


미셸 강/ 세리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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