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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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 영어표현 찾아내기(Typo Hunt)

2011-01-1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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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지 오 칼럼

저는 본래는 영어선생이었고 또 영어책을 많이 읽고 영어작문을 많이 하고 있어서 틀린 영어는 교정(correction)을 하지 않으면 못 배기는 성질이 있습니다.

Los Angeles의 Koreatown이나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눈에 보이는 틀린 영어(typos)가 많음을 느낍니다. 또 한국 사람들뿐만 아니라 영어가 모국어인 미국 사람들도 정확한 영어를 사용하지 않아 저를 답답하게 만듭니다. 그렇다고 제가 쓴 영어 문장이 100% 완전하다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다만 제 자신이 쓴 영어 작문도 정정을 할 때 남들이 캐치(catch)하지 못하는 점을 제 자신이 찾아내곤 합니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뿐만 아니라 미국 사람들도 연설(speech)할 때나 작문(writing)한 것을 “수지에게 보여주면 정확하게 typo(타이포·틀린 점)를 찾아낼 거야” 라고 이야기합니다. 교육학 박사학위 논문도 몇몇 후배들을 위해 읽어주고 고쳐주고 feedback을 해 준 적이 있습니다.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데, 한국의 길거리 간판, 유명한 여행 가이드 책자, 학교 소개, 명승지의 안내문, 각 지역의 소개문 등에는 typo가 수두룩합니다. 특히 Los Angeles Koreatown의 비즈니스 간판에는 typo가 더 눈에 뜁니다.

‘Grand Opening’ 인데 Grand Open이라고 잘못 썼고, ‘Hours Open’ 또는 ‘Business Hours’ 인데 Open Hour 이라고 쓴 곳도 보입니다. 특히 한국 사람들은 영어로 말할 때 ‘the’를 사용해야 되는데 빠트리거나, 또 복수의 ‘s’를 빠트리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미국에 꽤 오래 살았다는 한국 사람들도 정관(by-laws)에서 ‘s’를 빠트리고 by-law라고 말하며, 심지어 고유명사인 지명에 들어있는 ‘s’를 종종 빠트리곤 합니다. 예를 들면 ‘Palm Springs’를 Palm Spring이라고 잘못 말하거나 표기하곤 합니다.

주어(subject)와 동사(verb)의 일치(agreement)가 되지 않거나, gender(성별)인 ‘he’와 ‘she’를 혼동해서 남자에게 she, 여자에게 he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Survival English, 즉 이민 1세들이 처음에 미국으로 이민 와서 생활전선에서 아무렇게나 의사소통만 해 온 영어에서, 이제는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되고 자식 교육도 다 시켰으면 더 전문적인 영어, 더 정확한 영어로 말하기와 쓰기를 공부하는 자세가 아쉽습니다.

한국에서는 영어가 모국어인 원어민 교사들의 영어가 100% 정확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했더라도, 또 다른 과목을 전공했더라도, 계속해서 독서를 하고 관심 있게 작문을 하지 않는 원어민들은 한국인이 쓴 영어를 정정할 때 정확하게 하지 않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제가 한국에서 설명문 같은 글에서 틀린 영어를 지적하면, “원어민에게 보여 주었는데요.” 라고 흔히 말합니다. 원어민들은 한국 사람들이 ‘the’를 사용 못하고 ‘a, an’을 빠트리고, 주어와 동사의 일치가 잘 안 되고, 단수와 복수의 구별을 소홀하게 한다는 점을 잘 모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최근에 책방에서 틀린 영어표현을 고쳐주지 않으면 못 배기는 저의 성질에 꼭 맞는 “The Great Typo Hunt”라는 책을 우연히 구했습니다.

미국 사람들의 영어표현에서 저지르는 오류를 지적해 놓았는데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저자들인 Jeff Deck와 Benjamin Herson은 소위 Typo Eradication Advancement League (TEAL·영어 오류 퇴치 연맹)의 용감무쌍한 리더로 자처하며 이들의 웹사이트는 www.GreatTypoHunt.com입니다.
문의: DrSuzieO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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