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빈 이 칼럼 SAT 만점과 명문대 진학 <2>
그 다음의 자극이었다면 대학교 조기 입학에 도전해본 것이었다. 그때 실제로 합격했다면 입학했을까? 그건 지금도 확신이 없다. 하여간 그때는 이런 기회가 있다는 것을 한번 알려주고, 그 속에서 자기 자신을 점검해 보는 것은 좋다고 봤다.
구체적으로는 CSULA 대학의 EEP(Early Entrance Program, 조기입학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여기에 신청하면 입학사정 과정에서 워싱턴 프리 칼리지 테스트(Washington Pre-College Test)라는 시험을 보게 하는데, SAT와 비슷한 시험이다.
이 시험에서 아이는 언어 부문(Verbal Composite) 65, 수학 부문(Quantitative Composite) 64점을 받았다. 성적표를 자세히 보니 이를 SAT로 환산할 경우 언어(Verbal) 660, 수학(Math) 620점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었다.
이 프로그램의 입학사정 과정에서는 CSU 계열 대학 혹은 UC 계열 대학의 수학평가시험(Math Diagnostic Test)을 받게 한다. 그러니까 CSU, UC 같은 대학에 들어올 수 있는 최소한도의 수학실력이 있는지를 보는 시험이다. 이 시험에서 아이는 만점인 45점을 받았다.
이 입학사정 과정에서는 여름방학 때 실제로 대학에서 강의를 두개 듣게 한다. 실제 대학에 들어왔을 때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느냐를 보는 과정이다. 아이는 동물 생물학(Animal Biology)과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과목을 신청해서 들었다.
아이는 여름학기가 끝나고 동물 생물학은 B, 비판적 사고는 A를 받았다. 아이는 이렇게 6학년-7학년 사이의 여름방학을 칼스테이트 LA에서 보냈다.
두어 달을 이렇게 보내니, 아이가 부쩍 컸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이 조기입학에서는 떨어졌다. 인터뷰가 문제였다.
1시간 여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받은 인상을 종합해 보면, ‘집에서 보던 아이와 대학 인터뷰 현장에서의 아이는 전혀 다르다’는 것이었다. 그 동안 아이는 학교에서 공부도 잘하고, 성숙한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는 단지 또래에서의 비교였던 것이었다.
담당자는 아이에게 “나중의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했고, 아이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담당자는 다시 “전공은 무엇을 하고 싶냐”고 물었고, 답은 정치학이었다. 담당자는 또다시 “학교에서 제일 재미있는 과목과 싫어하는 과목은 무엇이냐”고 물었고, 아이는 언어 과목이 재미있고, 사회과목이 재미없다고 말했다.
요는 대답에서 전혀 일관성이 없었던 것이다. 정치학을 하고 싶다면서 사회과목을 싫어한다는 등 엇갈린 대답을 한 것이다.
인터뷰 담당자는 이 인터뷰를 통해 이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1)필요(Need)가 있는지, 2)준비(Ready)되어 있는지, 3)동기(Motivation)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 말뜻은 인터뷰가 끝나자 분명히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이와 내 자신에게는 그 과정에 참여했던 것이 매우 유익한 경험으로 지금도 잘한 판단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