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값 비싼 화장품 견본 이야기

2011-01-09 (일)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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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아가면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그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윤리, 예의가 있다.
부모와 자식, 친구들, 지인들 등등 거기에 맞는 사람으로서 지켜야 하는 신의 같은 것 중 하나가 판매자와 구매자에게도 존재한다. 그걸 상도라고 할 수 있다.
예전에 드라마 상도에서도 이런 말이 나왔다. “장사란 이익을 남기기보다는 사람을 남기기 위한 것이다.” 극중 임상옥이 맨주먹으로 조선 최고의 갑부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다른 장사치의 상술과 달리 진정한 상인으로서의 도를 다했기 때문이다.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얼마 전에 화장품을 사러 모 가게에 갔을 때의 일이 생각나서다. 가게 주인이 내가 사려는 거 말고 다른 상품을 보여주면서 더 좋은 성분이 함유돼 있다며 그걸 사길 너무 간곡히 권유해서 주인의 권유대로 그걸 사왔다.
집에 와서 보니 그건 손님한테 돈 주고 팔 수 없는 견본품이었다.
따져 물으니 환불을 해주면서 모르고 실수로 팔았다고 하나 모든 정황상 실수가 아니라 이윤을 남기려고 고의로 팔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실수라고 말한 이유는 자기가 한 행동에 대한 핑계고 이유에 불과할 뿐이었다.
작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손님을 속이고 본인의 양심을 팔아 원하는 이윤을 남겼을지는 모르겠지만 그곳은 손님 하나를 잃어버린 거다.
요새 아무리 불경기이고 너도나도 다 힘든 때이라지만, 힘들수록 정직함으로 장사를 하는 게 상인으로서의 도리가 아닌가싶다.
그러다 보면 사람을 남기고 그 사람들이 이윤을 남겨줄 수 있을 테니까.


강 줄리아/ 알렉산드리아,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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