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컴퓨터 범죄수사 우리가 맡는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오렌지시에 새 디지털 수사시설 ‘오렌지카운티 리저널 컴퓨터 과학수사연구소’(OCRCFL·이하 ‘FBI OC 과학수사연구소‘)를 오픈하고 5일 이를 언론에 공개했다.
FBI OC 과학수사연구소는 FBI 케이스는 물론, 오렌지카운티 셰리프국 및 OC 내 각 지역 경찰국, 오렌지카운티 검찰, 연방 마약수사국(DEA)의 사이버 및 컴퓨터 수사를 지원하는 시설. 남가주와 중가주 지역 내 인터넷 관련범죄를 비롯해 갱, 사기, 살인, 아동 포르노그래피, 테러리즘, 일반 절도, 지능사기 및 절도사건 등에 관련된 컴퓨터 증거 자료들이 이곳에 수집된다.
로버트 뮬러 FBI 국장(왼쪽에서 3번째), 토니 로카커스 OC 검사장(왼쪽에서 4번째), 스티브 마티네스 FBI LA 지국장(왼쪽에서 2번째) 등 주요 인사들이 FBI OC 과학수사연구소 오픈 기념 리번을 커팅하고 있다.
FBI 컴퓨터 수사 연구소
첨단 시설 갖춰 오렌지시에 오픈
검경·마약수사국 사건해결 지원
FBI는 이곳에 수집된 각종 데이터를 모으는 것은 물론, 연구 및 수사 작업을 통해 각 경찰국에 이를 지원하거나 법정 증거물화 하기도 한다. 또한 각 지역 경찰국 요원들의 디지털 수사 트레이닝도 이곳에서 담당한다.
이날 개설 기념식에 연사로 참석한 로버트 뮬러 FBI 국장은 “지난 1900년대 각 지역에 설치된 과학수사연구소는 지역 내 일어나는 각종 수사는 물론 미국 안보와 관련된 케이스를 해결해 왔다”며 “과학수사연구소는 지역 내 범죄퇴치만 돕는 게 아닌 미국 전역의 범죄를 돕는데 유익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뮬러 FBI 국장은 아울러 “갈수록 지능화되는 사이버 및 컴퓨터 범죄를 이곳에서 해결할 수 있게 됐다”며 “이 지역 컴퓨터 범죄에 대한 수사력이 강화됐으며 특히 테러리스트들의 활동을 사전에 감지해 큰 불상사를 막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토니 로카커스 오렌지카운티 검사장은 “이 지역 갱 멤버들도 첨단기기를 사용하며 범죄행각을 벌이고 있다”며 “FBI가 이곳에 범죄수사를 위한 첨단시설을 마련함으로 인해 각 지역 경찰국과 검찰 수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FBI는 이날 언론에 연구소 내 각 시설을 공개했다.
가장 먼저 공개한 곳은 ‘셀폰 키오스크 디스플레이’ 시설. 이 시설은 스마트폰, 일반 셀폰 내에 저장돼 있는 각종 데이터를 수집하는 곳으로 셀폰을 통해 오고가는 각종 이메일, 문자, 전화 기록, 데이터를 모두 수집할 수 있는 곳. 범인 체포 때 압수된 셀폰을 통해 통화기록과 각종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곳이다.
FBI OC 과학수사연구소 내 ‘프리 프로세싱 센터’(일명 ‘블루 룸’)는 각종 범죄현장에서 압수된 컴퓨터 내 하드드라이브를 그대로 복사·채취할 수 있는 시설로 웬만한 컴퓨터 하드드라이브는 이곳에서 복구가 가능하다. 관계자에 따르면 수개월 전 OC 모처에서 일어난 방화사건 현장에 있던 하드드라이브도 복구할 수 있었다고 한다.
테리 험 FBI LA 소속 에이전트는 “하드드라이브를 통해 각종 증거물을 입수하는 역할을 한다”며 “하드드라이브 복구 후 남은 오리지널 하드드라이브도 증거물을 위해 원상 그대로 유지한다”고 말했다.
눈길을 끈 곳은 ‘이그자틱(Exotic) 미디어룸’. 이곳에는 범죄현장에서 수집된 데이터 저장물들이 진열돼 있다.
특히 범인들은 완구품, 전화 콘센트, 스시 모양의 플래스틱 플래시 드라이브에 자신들의 중요 데이터를 담는다고. 오렌지카운티 셰리프 빌 바이닝 수사관은 “범인들의 데이터를 숨기는 능력은 갈수록 지능화 된다”며 “이곳에서는 현장에서 수집된 각종 압수물에서 데이터를 빼는 일을 한다”고 말했다.
‘이그재미너 웍 에리어’(Examiner Work Area)는 ‘프리 프로세싱 센터’와 ‘이그자틱 미디어룸’에서 채취된 각종 범죄 데이터를 분류·작업하는 곳. 방대한 분량의 데이터가 이곳으로 수집되면 각 데이터는 법정 증거물 채택을 위한 작업을 통해 선별된다. 웨스트민스터 PD 글렌 핀리 수사관은 “증거 손상을 막기 위해 이곳의 컴퓨터는 인터넷 및 네트웍에 연결되지 않는다”라며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이곳에서 손쉽게 분류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FBI 리저널 과학수사연구소는 현재 버팔로(뉴욕), 해밀턴(뉴저지), 필라델피아, 데이튼(오하이오), 루이빌(켄터키), 시카고, 캔사스시티(미주리), 달라스, 휴스턴, 덴버, 솔트레익시티, 포틀랜드, 멘로팍(북가주), 샌디에고 등 전국 14곳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FBI는 OC 연구소에 이어 올해 내에 뉴멕시코주 알버커키 지역에도 개설할 예정이다.
FBI OC 과학수사연구소는 앞으로 남가주(샌디에고, 임페리얼 카운티 제외) 및 중가주 지역 내 총 250 경찰국의 사이버 및 컴퓨터 수사를 지원하게 된다. 이미 OC 셰리프국, 웨스트민스터 등 로컬 경찰국은 이미 이곳에 수사 요원들을 배치해 증거물 채취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난 누엔 FBI LA 지부 스페셜 에이전트(오른쪽)가 ‘프리 프로세싱 센터’(일명 ‘블루 룸’) 내 시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종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