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많은 사람들에 새 생명 주고 떠나”

2010-12-30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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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굣길에 교통사고 한진욱군 장기기증

“많은 사람들에 새 생명 주고 떠나”

어머니 오을교(오른쪽)씨와 누나 한송이씨가 고 한진욱군의 영정을 안고 슬퍼하고 있다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고 치료받던 중 심장마비로 숨진 후 심장을 제외한 모든 장기를 다른 사람을 살리기 위해 기증한 고 한진욱군(폰태나시 에티완다 고교 10학년)의 장례식이 지난 27일 오전 11시30분 놀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에서 한영승(요한) 신부의 집례로 가족과 친지들의 애도 속에서 엄숙히 진행되었다.

이 날 장례식에서 어머니 오을교씨는 “평소 다른 사람에게 받기보다는 남에게 베풀기를 좋아하던 진욱이의 성품대로 장기를 기증했다”며 “아들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고모 한정자씨는 “힘든 상황에서도 항상 밝은 미소를 잃지 않은 채 어른공경을 잘하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며 베풀기를 좋아했다”며 “동방신기, 소녀시대의 태연이, 카라의 지영이를 특히 좋아하며 아이돌 가수가 되는 꿈을 꾸곤 하던 아이였다”고 말했다.


2년 전 한국에서 캐나다로 유학 왔다가 폰태나시에 거주하는 고모 한정자씨 집에서 학교를 다닌 고 한진욱군은 지난 6일 아침 등굣길 건널목에서 차 사고를 당하여 인근 애로헤드카운티 병원에서 치료 중 심장마비를 일으켜 입원 15일 만인 21일 새벽 4시15분께 사망, 가족들은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이종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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