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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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지 상술, 한류 확산 찬물

2010-12-2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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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업소 외국인 상대 바가지 심해

필라델피아 한식당에서 외국인들이 바비큐를 즐기는 모습은 이제 낮선 일이 아니다.

한인 마트에서 김치를 사거나 한식 식재료들을 사는 외국인들도 흔한 풍경이 될 정도로 타민족에게 한식을 위주로 한 한류가 폭넓게 파고들고 있는 이때 일부 요식업소에서 외국인들을 상대로 바가지를 씌우는 일이 발생해 한류확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에서 한국식 치킨을 최초로 시작해 인기를 끈 A카페의 경우 그 독특한 양념치킨 맛으로 많은 외국인 손님을 확보하고 있다.


얼마 전 이곳에서 양념치킨과 프렌치프라이를 테이크아웃 주문한 한 외국인은 영수증을 받아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다름 아닌 다른 곳에서 2~3달러 정도하는 프렌치프라이의 가격이 12달러나 계산되어 있었던 것.

이 외국인 손님이 이해할 수 없는 가격에 항의하자 가격을 일부 깎아주었다는 것.

이 카페에서 치킨을 주문하며 이러한 황당한 경험을 한 외국인 손님들이 제법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건너편에서 시가 바를 운영하고 있는 당모씨는 “우리 집 손님이 그런 일을 당해 L&I에 신고를 하겠다고 해 겨우 그 손님을 달래고 카페에 알려주었더니 자기 일도 아닌데 왠 상관이냐는 식이었다”며 “우리 가게에 오는 많은 손님들이 그곳 양념치킨과 한식을 좋아해 한국에 대한 호감이 높아지는 긍정적인 면이 많았는데 이러한 바가지 상흔이 한류에 찬물을 끼얹는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당씨에 따르면 바가지 사례를 경험한 일부 외국인들은 인종차별이라며 격분하는 경우도 있다며 잘못하면 반한감정으로도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일부 음식점에서는 외국인 고객들에게 차등요금을 적용해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본인을 로버트라고 소개한 한 외국인은 한국의 갈비맛에 반해 여러 한식당을 찾아다니던 중 한 곳에서 다른 곳보다 두 배에 가까운 계산서가 나와 황당한 적이 있다며 “그들이 2인분에 $29.99하는 것을 일인당으로 계산해 항의하자 가격을 다시 만들어주었다”고 말하고 다시는 그 집을 가지 앉는다고 말했다.


이 소식을 들은 5가-온리 상가번영회 이창희 회장은 “얄팍한 상술에 힘겹게 쌓아온 한식 등 한류가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며 “한식을 비롯한 한류의 확산은 이곳에 사는 한인들에게 긍정적인 효과와 함께 자긍심을 심어주는 데 이러한 바가지요금은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많은 외국인 고객들은 정확한 영어메뉴, 음식에 대한 영어 설명서, 영어가 가능한 종업원 등이 한식당이 시급하게 갖추어야 할 것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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