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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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하루종일 엄마가 깎아 준 연필

2010-12-2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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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은주 뉴욕한인교사회장
1970년대 새마을 운동때 시골에 있는 모든 골동품이나 고물을 사는 아저씨들이 리어카 끌고 다니면서 수십년 동안 내려온 장농을 알루미늄이나 쇠로 만든 가구들과 바꿔 갔다. 한국의 새마을 운동이 “쇠 장농 들려놓기 운동"이 된 샘이다. 나중에는 고유의 한국 골동품들이 민속촌이나 박물관 등에 전시 되기도 했지만 아마 많은 경우는 암시장에서헐 값에 팔려 다시 거금으로 외국인들 손에 넘어가거나 외국 박물관을 팔렸을것이다. 나는 아주 어렸을때 내 외숙모가 시골에서 우리 외할머니의 오래된 장농을 쇠로 만든 캐비넷과 바꾸는것을 본 적이 있다.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것 같았는데 나는 왜 그 장면이 내 머리속에 생생한지.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사회학과 역사 공부를 하면서 이와 같은 기억이 새롭게 나면서 새마을 운동의 비극을 이해한 셈이다.

옛날에는 연필깎기가 없어서 면돗날 아니면 부엌칼로 엄마가 정성스럽게 연필을 깎아 주셨다. 그리고 침 발라서 열심히 필기도 하고 낙서도 하고 그림도 그린 생각이 난다. 자동연필깎이를 가진 아이들을 보면 부러워 했고 많은 어린이들이 자동연필깎이로 깎은 연필을 쓰고 싶어했던것 같다. 매끄럽고 아주 잘 빠진 몸매처럼 예쁜 연필들은 칼로 깍은 울퉁불퉁한 연필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나는 과학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간단한 기계의 원리에 대해 가르친다. 기계는 사람의 일을 쉽게 할 수 있게 한다고 책에 나온 내용을 학생들에게 가르친다. 그리고 기술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에 관해 공감하고 또 우리의 문화가 산업혁명이 없었다면 이렇게 발달되지도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왜 나는 엄마가 칼로 깎아준 연필이 더 튼튼하고 오래쓸 수 있다고 생각을 할까? 왜 아직도 외숙모님께서 할머니의 전통이 살아숨쉬는 장농과 쇠로 만든 캐비넷을 바꾼것에 대해 마음아파 하고 있을까? 진짜와 가짜는 늘 함께 존재한다. 바늘과 실이 함께 존재 하는것 처럼 진짜와 가짜도 늘 함께 따라다니는것 같다. 가짜기 있기에 진짜가 더 귀하게 보이는것인가? 가짜가 없으면 진짜도 없는것인가? 나는 늘 진짜와 가짜를 염두하면서 사는 사람이다.
교사로서 진짜 교육은 학생들에게 비판적 사고를 일깨우게 하는것이다. 무작정 근거와 이유도 없이 믿고 권력있는 사람이 하라는데로 따르는 로봇같은 사람을 만드는 직업이 아니다. 진짜교사는 학생이 스스로 진짜와 가짜를 판단하고 평가 할 수 있게 만드는 작업하는 사람이다. 진짜 교사는 자신의 실수를 두려워 하지 않는 사람이고 실수를 정정당당하게 시인 할 수 있는 사람이여야 한다. 진짜 교사는 늘, 잘때나, 깨어 있을때나, 밥 먹을때나, 항상 학생들을 생각해야한다.

숨쉴때 학생들을 생각하는 진짜 교사가 되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 진짜교사는 "가짜" 를 보고 노여움을 품을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잘못된것이 있으면 바로 잢으려고 노력하는자가 진짜 교사다. 적어도 나의 시각에서 안타깝게도 지금은 가짜가 득실거리는 세상이다.나는 나만의 진짜와 가짜를 분리하는 눈을 가지고 진실을 향하여 가고싶다. 그러나 문학작품이나 우리 일상생활에서 살펴보아도 진짜와 진실을 향해 나라겨는 사람들은 흔히 고통을 받고
수많은 좌절을 경험한다. 성경에 나오는 Job (욥) 도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통을 받는 인물이다. 그러면 진짜가 되려면 칼로 깎이는 연필처럼 많은 수난과 실패와 고통을 거처야 하나? 진짜로 가기가 고통스러우면 조금은 가짜라도 대강 대강 넘어가 짧은 인생 대충살아도 큰 피해는 없을것 같다는 생각도 더러 하는데…왜 나에겐 이렇게 살기가 힘이 들까? 칼로 깎인 연필같은 당신의 진짜는 무엇이고 어디에 있나요? 나는 아직도 나의 할머니의 진짜 장농을 애타게 찾는 아이이다. 아니면, 진짜와 가짜를 불리하는것은 헛되고 헛되고 또 헛된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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