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천만 미국인이 낙태에 반대…공화당 상원의원에 인준안 부결 요청”
공화당에서 기독교 보수파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차기 보건복지부 장관에 지명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에 대한 반대 입장을 천명했다.
15일 정치매체 더힐에 따르면 펜스 전 부통령은 케네디 주니어의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에 대해 "생명을 중시하는 차기 행정부의 색깔과 동떨어졌고, 수십년간 공화당을 지지해온 미국인들을 우려하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펜스 전 부통령은 다수당이 된 공화당 연방 상원의원들을 향해 "낙태를 반대하는 수천만 명의 미국인들을 대표해 케네디 주니어의 인준안 부결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낙태 문제를 관장하는 보건복지부의 수장 자리에 케네디 주니어를 앉히는 것은 공화당의 정체성에 맞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인물을 지명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번 대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뒤 사퇴하고 트럼프 당선인을 도운 케네디 주니어는 주요 현안인 낙태 문제에 대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당초 그는 낙태 금지에 찬성했지만, 이후 입장을 번복하고 임신 24주 미만 여성의 낙태 금지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케네디 주니어는 선거운동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연방 차원의 낙태 권리를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확고하게 지지한다고도 언급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백악관에서 호흡을 맞췄다.
2021년 1월6일 의회 난동 사태 당시 펜스 전 부통령이 대선 결과 뒤집기를 거부한 뒤 관계는 멀어졌지만, 펜스 전 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적은 없었다.
다만 펜스 전 부통령은 자신의 종교적 신념이 걸려있는 낙태 문제에 대해선 분명한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는 지난 7월 공화당이 전당대회에 앞서 발표한 정강정책 초안에서 '연방 차원의 낙태 금지를 지지한다'는 문구가 수정되자 공개적으로 당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당시 공화당은 낙태 금지가 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입장에 따라 '정당한 절차 없이 누구도 생명이나 자유가 부정돼선 안 되며, 각 주는 이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법을 통과시킬 수 있다'는 취지로 문구를 완화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낙태 문제에 대해 "주 차원의 결정에 맡기자"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