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인디펜던트 몰이 있는 5가와 마켓 지역의 리버티 벨 북쪽에 조지 워싱턴 등 미국 초기 대통령들이 거주하며 노예 주거공간이 있던, 최초의 백악관 건물인 프레지던트 하우스가 복원식을 갖고 일반에게 공개되었다.
마이클 너터 필라 시장을 비롯한 역사학자와 인권운동가 등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기념식에서 마이클 너터 시장은 “오늘 우리가 여기 모인 이유는 초대 대통령들을 위해서도 아니고 첫 백악관 건물의 복원을 축하하기 위해서도 아니다”며 “죄없이 끌려와 갖은 고생과 수모를 겪으며 희생되어간 수많은 흑인 노예들을 추모하고 현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이 살아있는 역사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함”이라고 최초 백악관 건물의 복원에 의미를 부여했다.
너터 시장은 “이 건물은 자유, 구속, 압박이 함께 공존하고 있으며 필라 시민들은 물론 미국 국민들이 이곳을 방문해 살아있는 역사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이번에 개관한 프레지던트 하우스는 필라 시 정부의 지원 아래 복원공사를 시작했으며 총 1,050만 달러의 공사비가 들었다. 역사학습의 현장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프레지던트 하우스는 특히 6가와 마켓 스트릿에 위치한 전시 공간에 워싱턴과 아담스 전 대통령이 친필로 쓴 글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특히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의 수발을 담당하던 9명의 흑인노예들 이름이 벽에 새겨져 있어 대통령들의 흔적과 함께 흑인 노예들의 흔적도 함께 전시되어 있는 등 노예들의 생활에도 초점을 두고 있다.
프레지던트 하우스 측은 9명의 노예들(어스틴, 패리스, 허큘레스, 크리스토퍼 쉴스, 리치몬드, 자일스, 오니 저지, 몰)의 생활 이야기를 방문객들에게 생생히 전달하기 위해 리버티 벨 센터에서 몇 피트 떨어지지 않은 곳에 비네트(사진 인화장치)를 설치하여 사진 전시 및 비디오를 상영하고 있으며 방문객들은 또한 지하 10피트에 보존되어 있는 건물의 토대도 볼 수 있다. 또 방문객들은 워싱턴 전 대통령의 담당 요리사였던 허큘레스가 일했던 돌 장식으로 이루어진 부엌 및 워싱턴 대통령이 직접 제작한 미닫이문을 관람할 수 있다.
개관식에 참석해 복원된 프레지던트 하우스를 관람한 압둘 씨는 “워싱턴 대통령이 노예들을 부렸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며 “이는 학교에서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사실이며 다음에 아이들을 데리고 와 역사의 진실을 가르쳐주고 싶다”고 말했다.압둘 씨는 “특히 프레지던트 하우스를 탈출해 힘든 삶을 살았던 노예 저지와 허큘레스의 이야기가 담긴 비디오를 보면서 자유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됐다”고 덧붙였다.당초 프레지던트 하우스의 복원은 많은 논란을 제기했었다.
지난 2002년 1월 아마추어 역사학자 에드워드 로러 주니어는 초대 대통령들이 노예를 부렸다는 사실이 알려질까 프레지던트 하우스의 복원을 반대했었다.
이에 격분한 흑인 커뮤니티 리더들은 왜곡된 역사보다는 진실을 후손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며 프레지던트 하우스의 복원을 적극 주장하고 나섰고 결국 8년이 지난 2010년 프레지던트 하우스는 역사의 진실을 품은 채 필라 올드시티에 복원됐다.
올드시티에 복원된 프레지던트 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