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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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L.I. 해릭스미들스쿨 8학년 이새롬 양

2010-12-0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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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가 연설이다. 얼마나 명연설을 하느냐에 따라 지도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다. 명연설은 단순히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말을 넘어서는 말하기’, 즉 에브라함 링컨 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처럼 대중의 마음을 얼마나 잘 움직이냐에 따라 결정된다. 그렇다면 전통적으로 소극적인 성격을 가진 한인 청소년들이 어떻게 뛰어난 연설가가 될 수 있을까. 그 해답을 바로 롱아일랜드 시어링타운내 해릭스미들스쿨 8학년에 재학 중인 이새롬(13·미국명 모니카)양에서 찾을 수 있다.

이양은 대학진학 준비를 위해 4년 전 처음으로 참여한 토론대회에서 5등을 차지했고 이 후 150여명이 겨룬 뉴욕시 토론대회에서 2차례나 최고의 연설가(Speaker)로 선정됐다. 지난 10월2일 뉴욕시 빅애플 토론대회에 참석해 팀별 1등과 함께 최고의 연설가로 꼽혔다. 이양의 장점은 자신의 생각을 말로 풀어내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졌다는 점이다. 이양의 연설에는 뜨거운 여름 에어컨 바람과 같은 시원함이 있다고 아가페 리더스 프렙 양재철 원장은 설명했다.
양 원장은 “이양의 특징은 무엇보다 비판적인 사고를 가진 것”이라며 “토론회에서 생각지도 못한 질문을 하는 그는 그 누구보다 날카롭고 자신만만하다”고 전했다. 이양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바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다.

강한 한국어 악센트가 있지만 반 총장의 연설을 듣고 있으면 말을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말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온다고.
이양은 “반 총장의 첫 연설을 들었을 때 한인 1세대 중 이렇게 영어로 뛰어난 연설을 하는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데 큰 충격을 받았다”며 “같은 말도 맨밥같이 하는 사람이 있고 생각만 해도 절로 침이 도는 푸짐한 비빔밥처럼 맛나게 하는 사람이 있는데 반 장관은 후자”라고 말했다. ‘어떻게 하면 대중앞에서 말을 잘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양은 “뛰어난 연설은 진심을
전달하는 것”이라며 “써진 각본대로 말하고 행동하기도 보다 모든 규제와 생각을 버리고, 또한 상대의 속뜻을 알아차리기보다 내 속뜻부터 다시 한 번 점검하는 신중함과 현명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양의 장래 희망은 한인 최초의 여성 대법관이 되는 것이다.
이양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남의 이야기를 잘 경청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판사의 말에는 모든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고 판사 특히 대법원 판사의 말은 곧 그 나라의 법이 되기 때문에 판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돌발적이나 조급한 결정을 내리는 판사가 되고 싶지 않다는 그는 “동정적이며 다른 이들에게 귀를 기울이는 법조인이 돼 미주 한인사회에 좋은 역할 모델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학업이 우수한 우등생이자 바이올린, 수영, 발레 등 예체능에도 재능을 가진 이양은 이은철·이경애씨 부부의 2남1녀 중 막내다. <윤재호 기자>
이새롬양이 지난 10월 빅애플 토론회에서 받은 1등 트로피를 들어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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