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희<뉴욕시 교육청 학부모 조정관>
며칠 전 맨하탄의 대학을 다니며 브루클린에서 룸메이트와 살고 있는 큰딸과 찜질방에 갔다. 한인은 물론이고 많은 타민족들이 찜질방을 자연스럽게 이용 하는 것을 보니 몇 년 전 일이 감회가 깊었다. 5-6년 전 쯤인데 거의 매일 신문에서 대규모로 신축공사를 완공한 한인소유의 대규모 찜질방이 공사 허가를 받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기사가 게재되고 있었다. 지금은 한인의 몰표로 당
선되고 한인들의 친구가 된 토니 아벨라 의원이 한때 시의원 시절에 시도때도 없이 동네주민과 시위를 벌여서 허가가 나오지 않아서 개업을 못한다는 신문의 기사를 연이어 접하게 됐다.
마침 그때는 한국에서는 유행하기 시작한 찜질방의 기세가 대단해서 한국에는 동네마다 찜질방이 없는 곳이 없고 맘모스 사이즈의 쉼터로 완전히 자리 잡고 있었을 때였다. 바쁘게 돌아가는 뉴욕의 생활 중에서 찜질방이 있으면 우리 한인은 물론 수많은 뉴요커들이 몸과 맘을 휴식 할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우리 목욕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무조건 반대만 하는 것이 정말 안타까웠다.
마침내 참고 견디다가, 내 사업은 아니지만 한인이 추진하는 사업이고, 이탈리안들은 피자로 미국인의 마음을 굳힌 것같이 한국의 목욕문화 아이템 또한 뉴욕 전체에도 분명히 이익이 된다는 판단 아래, 토니 아벨라 의원을 항의차 찾아가게 됐다.
우선 토니 아벨라 의원의 사무실에 전화를 하니 나의 미국 이름인 크리스틴 칼리간으로 아주 쉽게 면담 약속이 이루어 졌다. 정장으로 제관정제 옷을 잘 차려입고 새벽기도에 가서 기도 단단히 하고 혼자 가서 맞닥뜨렸다. 왜 찜질방의 허가를 반대 하느냐! 이 찜질방이라는 문화는 당신들이 생각하는 마사지 팔러가 아닌 건전한 휴식처이다. 피곤한 뉴요커를 쉬게 할 좋은 휴식장소라고 거듭 얘기 해도 주택가에 교통 혼잡이 문제가 되고 하니 절대로 안된다고 했다.
그러다가 당신이 도대체 누군데 나한테 와서 이런 것을 따지냐고 물었고 나는 한국인의 대표다. 왜 전에도 칼리지 포인트 비행장 자리의 한인추진 도매상가도 반대하였고 한인들이 하는 일마다 도와주지 않고 사사건건 반대를 하느냐고 물었다.
만약에 그것이 추진 됐다면 메인 스트릿에서 밀린 한인 상권이 칼리지 포인트를 완전히 제압 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놓치게 됐는데 이유가 무어냐고 격하게 쟁론했다. 몇 달 후 인스파월드는 개업을 했고 바쁜 스케줄로 한참 후에나 이곳에 갈 기회가 생겼다. 온갖 인종의 사람들이 우리의 문화인 찜질방을 즐기는 모습을 보니 기뻤다.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고 사람들이 몰랐어도 이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문화를 이용하는데 한몫했다는 것으로 혼자 흐뭇했다.
너나 할 것 없이 뉴요커들이 헐렁한 찜질방 옷으로 갈아입고 맨발로 다니고 목욕탕에도 같이 들어가고 식당에서도 한국음식을 먹고 우리의 문화에 젖어 들어 즐기는 것을 볼 때 이것이 한인들이 휴식하는 방법을 배워준 것이었다. 한 개인의 기업이라는 것을 떠나서 수많은 뉴요커들에게 혜택이 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민간 외교의 한 면으로 가치를 환산 할 수 없겠고 남녀노소, 피부색깔을 막론하고 나이드신 분, 신나는 어린이, 책읽는 젊은이들, 담소하는 백인, 웃음이 가득한 흑인, 라티노 할 것 없이 잘 어우러진 뉴요커들로 내집 대청마루에 손님으로 온듯한 기분이 들었다.
찜질방에서 땀내는 만큼이나 사람구경으로 두리번거리며 즐거웠고 뜨끈뜨끈한 정열로 기발난 착상을 해내는 한국인이 자랑스러웠다. 나도 그중 한사람 인 것은 더욱 신나는 일이었다. 한인들이 사업에 크게 성공하여, 열린 공간이 생긴 후 한인사회 화합에 기여하고 있는 것 같이 우리의 이민사회의 선배인 유대인 큰손들을 본받아 한인 밀집 지역 곳곳에 커뮤니티 센터들을 설립하는 기업들이 우후죽순처럼 일어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