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우 흩날릴 제
2010-10-14 (목) 12:00:00
이화우(梨花雨) 흩날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님
추풍낙엽에 저도 나를 생각는가
천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노라
이매창(1573 - 1610)
황진이와 곧잘 비교되는 조선중기 기생 여류시인인 매창의 시조다. 배꽃비가 흩날리던 봄날, 님과 헤어졌는데 계절이 바뀌어 가을 바람에 낙엽이 지도록 만나지 못하는 님을 그리는 시다. 시인이며 유학자인 유희경을 정인으로 두고 평생 절개를 지키며 살았지만 몇 차례 만나지도 못했던 그녀의 외로움과 한이 느껴진다. 봄과 가을, 부안과 서울, 그야말로 시공을 오락가락하던 ‘천리의 외로운 꿈’이 사백년이 지난 오늘에도 가을 낙엽에 실려 눈앞에 떠돈다.
김동찬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