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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D에 덜미가 잡힌 미국서 태어난 내 아이

2010-09-3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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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법률

영어 언어 발전을 도모한다는 것을 목적으로 한 ELD (EnglishLanguage Develop-ment) 프로그램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부모들이 있다. 자녀가 미국에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이 학교에서 ELD란 프로그램에 아이를 넣어 놓고 좀처럼 빼주질 않는다는 것이다.

원래 ELD 프로그램은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아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ELL(English Language Learners) 학생을 위해 만들어졌다. 낯선 미국 문화에 적응하는 동안 긍정적인 자아형성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으로,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라는 2세들 대상의 프로그램은 아니다. 저학년 수준의 영어 회화부터 시작해 영어, US 역사, US 정치, 세계 역사, 생물 같은 고등학교 필수 정규 과목들까지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가르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멕시코 국경에 인접한 샌디에고 카운티에서 시작되었고 마침내 1999년 주정부에 의해 교육법으로 제정되었는데, 제정 당시 성적이 형편없는 관할 학군의 학생 성적을 주정부의 스탠다드로 ELD 프로그램을 통해 끌어올리려는 취지 또한 포함되어 있었다.

이제는 각 관할학교 학군에 예산이 책정된 주정부의 합법적인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ELD 프로그램에 학생을 포착하지 못하면 학교예산 삭감 교사 일자리의 위협이 있게 될 것은 짐작하고도 남을 일이 되었다. 물론, 갓 이민을 온 자녀가 영어로 인해 힘들어한다면 이런 ELD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학교 성적표에는 ELD Class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지 않기 때문에 ELD 프로그램을 통해 유리한 조건으로 성적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때때로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어린 자녀가 유·초·중·고등학교 내내 ELD 프로그램에 묶여 지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미국에서는 유치원(kindergarten)이 정규학교의 시작이다. 그렇기에 ‘킨더가튼’ 공립학교 입학 때 부모가 제출한 자녀 관련서류들은 상당한 중요성을 지닌다.

유치원 입학 때 부모들은 자녀가 집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기재해야 하는데, 집에서 사용하는 언어로 ‘Korean’을 기재하면서 문제가 야기되는 것이다. 일단 가정 언어란에 영어가 아닌 외국어가 기재되면, 태어나고 자란 2세라 할지라도 각 나라에서 이민 온 아이들과 함께 ELD 프로그램에 들어가게 된다.

ELD 프로그램에 들어가면 일단 반 배정 시험(CELDT)을 거쳐 반을 배정 받고, 이후로는 매해마다 본인 학년에 맞는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 등의 시험을 봐 패스(pass)해야 재배정(redesignation) 없이 정규과정에 편입되게 된다. 자기 학년에 맞는 ELD 시험을 패스하지 못할 경우 고등학생이 되도록 ELD 프로그램에 묶여 있는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심지어 고등학교 졸업시험(high school exit exam)에 합격했어도 일단 ELD 프로그램에 속한 자녀는 ELD 담당교사의 권한에 의해 ‘ELD Study Skills’(공부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ELD 프로그램) 수업을 듣게 할 수 있다.

좋은 의도로 시작된 ELD 프로그램이라 하나, 경우에 따라선 이미 영어를 능통하게 구사하는 2세 자녀나 어려서 이민 온 자녀에게 오로지 ELD 프로그램이 제공하는 시험을 패스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싫어도 계속 ELD 프로그램에 묶여 있다는 것이, 오히려 수치감을 느끼게 하고 학교성적 부진의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분명 ELD 본래의 취지는 취학 연령의 이민자녀들에게 문화적 충격을 최소화하며 효율적으로 영어를 교육시키고자 함이었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ELD에 발목을 잡힌 이민 2세 자녀들이 한창 민감한 시기에 친구들로부터의 비웃음과 따돌림으로 결국 학교와 학업에 흥미를 잃고 빗나갈 수 있다는 사실은 자못 심각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

학교장이나 교육청(district)에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 패스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어 정규과정 편입을 허락할 수 없다는 답만을 반복해 듣다가 결국은 변호사 사무실을 찾는다. 분명, 교육 책임자와 주 당국은 프로그램의 취지나 목적에 맞춰 학생 하나하나의 개인적 상황을 세심히 고려해, 반영할 필요가 있다. (714)739-8828

그럼에도, 주관식으로만 진행되는 ELD 시험의 검증의 틀에 얽매어 ELD 시험 결과를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ELD 본연의 취지에서 벗어나서 개개인 학생의 상황을 철저히 무관하는 태도임을 지적할 필요가 있겠다.
(714) 739-8828


김진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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