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전 한 아빠가 전화를 걸어와 이제 12학년이 된 딸의 대학진학준비를 필자와 상담하고 싶다고 하여 만나게 되었다. 그 부부와 딸과 함께 이야기하는 가운데 한 가지 놀란 것은 그 부부의 경우 몇 세대가 미국에서 살아오고 있는 전형적인 미국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특히 그 아빠는 딸의 대학진학에 있어서 미국 최고의 대학만을 나열하며 그 중 한 곳은 반드시 가야 한다고 믿고 있었다. 딸의 성적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말이다.
US News & World Report의 분석에 의한 순위도 그렇고 대부분 사람들의 생각에는 미국 최고의 대학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아이비리그 대학인 하버드, 프린스턴, 예일, 콜럼비아, 펜실베니아 대(University of Pennsylvania), 코넬, 브라운 그리고 다트머스의 여덟개 사립대학과 MIT, 스탠포드, 캘 텍을 비롯하여 노스웨스턴, 듀크, 시카고대, UC버클리, 군사아카데미인 육사, 해사, 공사 등과 같은 학교들을 일컫는다.
그런데 지난 달 미국의 경제지 포브스(Forbes)가 발표한 2010년 미국 최고 대학순위는 역시 언제나처럼 이례적이다. 물론 대학을 평가하고 순위를 정함에 있어서 성적과 학업에 관련된 요소들만을 중심으로 하기보다는 졸업후 취업과 사회적응, 성취도, 네트워킹 등의 요소들을 더 중요하게 평가하고 강조하여 순위를 정했다고는 하나 아무튼 그 순위에 여러 사람들은 낯설어하고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포브스는 올해 미국 최고의 대학으로 명문 리버럴 아츠 칼리지인 윌리엄스와 앰허스트를 각각 1위와 3위로 꼽았으며 육사(웨스트포인트)를 4위로 선정하였다(2009년에는 1위). 그리고 프린스턴을 2위, 하버드 8위, 예일 10위, 브라운 45위, UC 버클리 65위, 코넬을 70위에 올린 반면
힐러리 클린턴 장관이 나온 여자 대학인 웰슬리를 12위, 포모나를 17위, 버몬트 소재의 미들버리를 26위로 선정해 놓고 있다.
(http://www.forbes.com/lists/2010/94/best-colleges-10_Americas-Best-Colleges_Rank.html에서 전체 순위를 확인할 수 있음). 어쨌거나 대학에 대한 평가는 이렇듯 어떤 면을 더 중요시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저마다 달라질 수 있고 해마다 조금씩 다르다. 그렇다면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최고의 대학이 과연 나의 자녀에게도 최고의 학교가 될 것인가라는 것에는 의문을 두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런 학교의 순위가 자녀들의 사회생활과 삶에 결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학을 결정함에 있어서 학교의 이름, 즉 브랜드 네임에 집착하거나 너무 의식할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모들 특히 한국을 포함한 동양권 부모들은 대학의 이름에 너무 연연해하는 경향이 다분하다. 그보다는 내 자녀가 대학에서 어떤 교육을 받고 어떤 능력을 갖출 수 있으며 어떤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에 더 촛점이 모아져야 하는데도 말이다.
이제 곧 12학년 학생들의 대학지원이 시작되며 현재 미국내에는 수천 개 이상의 대학이 있다. 자녀가 대학을 결정하고 선택하는 일에 있어서는 우선 학생의 성적을 토대로 하여 공부하고 싶은 분야, 적성, 장래성, 가정 경제, 학교 분위기, 본인의 의사 등에 맞추어 많은 대학을 다양한 각도에서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연구하고 검토한 후 장기적 안목으로 최종결정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지원학교 선택은 어렵지만 도전해 보고 싶은 학교, 입학할 확률이 높은 학교, 쉽게 합격할 수 있는 학교로 나누어 리스트를 정하도록 한다. 그리고 아직도 대학방문을 해 보지 않은 학생들은 가능하면 그 중 몇 곳을 골라 최종결정에 앞서 직접 방문해 보도록 한다. 내 자녀가 일류대학에 가고자 원하고 또 입학할 능력이 있다면 정말 기쁜 일이며 또한 자녀에 대한 경제적 지원에 부담이 없거나 학교측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더 바랄나위
없이 다행한 일이겠으나 그렇지 않다고 해서 결코 실망하거나 부정적이 될 필요는 없다.
실지로 요즈음 들어 예전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명문대학에서 합격통지서를 받고도 경제적인 이유때문에 주립대나 비록 덜 알려졌지만 장학금을 많이 주는 학교를 선택하고 있다. 또 우수한 성적과 다양한 경력을 가진 학생들이 학비를 아끼기 위해 동네의 저렴한 2년제 대학에서 먼저 공부한 뒤 좋은 성적을 가지고 자신이 원하는 4년제 대학으로 편입하는 경우가 점차 흔해지고 있
다. 누구나 최고의 대학에 가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또 그럴 수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소위 “일류대학 중독”에서 벗어나 나에게 맞고 나를 더욱 성장시켜주며 내 능력껏 충분한 도전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줄 수 있는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다. 반대로 얼마든지 최고의 명문대학에 갈 수 있는 성적과 기량을 가지고도 잘못된 플래닝으로 바라던 결과를 얻지 못해 실망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주위에서 왕왕 보게 된다. *University of Pennsylvania는 공식적으로 줄여서 부를 경우 “펜 (Penn)”이라고 불러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인 Penn State University와 혼동되지 않게 하려고 유펜 (UPenn)이라고 부르거나 이유는 모른 채 그냥 그렇게 알고 있는 경우도 많다.
제니퍼 성, JS 에듀케이셔널 컨설팅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