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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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스타이브센트 고교 입학하는 김가현 양

2010-08-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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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소 배우는 재미에 푹 빠졌어요”

올 가을 뉴욕시 특목고인 스타이브센트고교 입학을 앞둔 김가현(14)양은 이번 여름에 아주 특별한 방학을 보내고 있다.

고교 입학 준비로 부산한 여느 학생들처럼 학업에만 매진하는 대신 가족과 알찬 시간도 보내고 취미 생활도 즐기며 모처럼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다.
유치원부터 8학년까지 영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퀸즈 PS 122 초등학교를 올 봄 졸업하기까지 언제나 학급 수석을 놓치지 않았던 우등생이었기에 부모가 특별히 허락한 선물로 여기고 있다.

이번 방학동안 가족과 함께 다녀온 캠핑만도 벌써 다섯 손가락을 모두 꼽을 정도다. 바쁜 이민생활로 자녀와 부모가 함께 시간을 내는 일이 쉽지 않은 여건을 감안할 때 석 달의 방학 동안 수차례 캠핑을 다녀올 수 있었던 것은 남다른 자식사랑을 지닌 덕분이라며 부모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방학 동안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집 앞 공립도서관에서 하루 1~2시간씩 여유롭게 독서를 즐
기는 일도 갈수록 새롭게 매력을 느끼는 일상이 되고 있다.
최근 읽은 책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부모의 이혼으로 가슴에 상처를 지닌 한 여고생이 여름방학을 맞아 아버지와 함께 생활하면서 그간 쌓였던 오해를 풀고 그간 포기했던 자신의 재능을 재발견하고 개발하며 새로운 삶의 장을 열어가는 내용의 니콜라스 스팍스의 ‘마지막 곡(Last Song)’이라고.

이외에도 고교 입학을 보름 정도 앞두고 설렘과 기대감과 더불어 걱정과 긴장도 높아지면서 한국 전통악기의 하나인 단소 배우기에 요즘 푹 빠져 지내고 있다. 입학할 고교에 풍물모임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미국에 사는 한인으로 타인종에 한국문화를 가장 잘 알리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전통악기 연주란 생각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평소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 시간 날 때마다 하얀 백짓장을 꺼내 머릿속 상상의 나래를 그림으로 형상화하는 취미와 더불어 단소 불기에 도전하며 하루하루 늘어나는 연주 실력을 점검하는 재미도 쏠쏠하단다.
집에서 가족이 공동 사용하는 컴퓨터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직접 고치다보니 집안에선 컴퓨터 기술자로 통하지만 얼마 전 노트북을 졸업선물로 받아 자신만의 전용 컴퓨터로 컴퓨터 사용이 한층 자유로워지게 된 만큼 앞으로 컴퓨터 기술도 덩달아 쑥쑥 늘어나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아직 장래희망은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지만 건축가나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염두에 두고 있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하든지 내 인생의 역할모델인 아버지처럼 매사에 열심히 일하고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 싶다”는 김양은 김광복·김미영씨의 2녀 중 장녀다. <정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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