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교 소식통 “미 대사, 외무 장관에 전화”
프랑스 외무부 초치에 불응했던 미국 대사가 프랑스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AFP 통신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
한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찰스 쿠슈너 프랑스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이 같은 뜻을 전했다.
앞서 프랑스 외무부는 우파 청년 캉탱 드랑크(23)가 급진 좌파 활동가들의 집단 폭행에 숨진 사건에 대한 미국 국무부의 논평을 비판하며 전날 쿠슈너 대사를 초치했으나, 그는 개인적 일정을 이유로 대사관 고위 관계자를 대신 보냈다.
이에 프랑스 외무부는 전날 밤 성명을 내 "장관이 쿠슈너 대사가 프랑스 정부 (장관급) 구성원들에게 직접 접근하는 걸 더 이상 허용하지 말 것을 (내각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바로 장관도 이날 아침 라디오에 출연해 쿠슈너 대사에게 초치 불응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며 "대사로서 프랑스에서 자국을 대표하는 영예를 누리는 사람은 외교의 가장 기본적인 관례를 존중하고 외무부의 초치에 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쿠슈너 대사는 이후 바로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사태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바로 장관은 (통화에서) 초치 사유를 재차 강조했다"며 "프랑스는 제3국이 국내 공개 토론에 어떤 형태로든 간섭하는 걸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대사는 이를 인지했으며, 우리 공개 토론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바로 장관과 쿠슈너 대사는 미국 독립 250주년을 맞는 올해 긴밀한 양자 관계 구축을 위해 계속 협력하기로 하고 조만간 회동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간 외교 갈등의 대상이 된 드랑크의 사망은 지난 12일 리옹정치대학에서 열린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소속 유럽의회 의원의 강연을 둘러싸고 좌우 단체가 격렬히 충돌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미국 국무부 대테러국은 이와 관련, 지난 19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드랑크가 좌익 무장세력에 살해됐다는 보도는 우리 모두 우려할 일"이라며 "폭력적 급진 좌파가 부상하고 있고 드랑크의 죽음에서 그들의 역할은 공공안전에 대한 위협을 입증한다"고 밝혔다.
쿠슈너 대사는 이튿날 미 국무부의 메시지를 사실상 그대로 본인 엑스 계정에 올리며 "우리는 상황을 계속 주시할 것이며, 이런 폭력의 가해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길 바란다"고 적었다.
쿠슈너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돈으로, 워싱턴 정치권에서 막후 영향력을 행사하는 재러드 쿠슈너의 아버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