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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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만 칼럼/ 탁월한 코칭 리더가 되라 (44) 은밀성

2010-08-2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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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의 속담에 “은은 무거워야 한다. 그러나 무겁게 보여서는 안 된다.”는 말이 있다. 또 유대인 부모들이 가정에서 자녀들을 교육할 때, “항아리의 겉은 보지 말고 속을 보라.”고 말한다. 이게 무슨 말인가. 겉보다는 내실에 충실하고 눈에 보이는 허세보다는 은밀한 내공을 귀히 여기라는 뜻이다.

지난 주 내내 필라델피아 지역에 폭풍우를 동반한 집중 폭우가 쏟아 내렸다. 새벽 빗길을 지나가면서 우람한 가로수 몇 그루가 밭고랑 사이에서 막 뽑아낸 무처럼 길가에 누워있는 것을 보았다. 자세히 가서 살펴보니 뿌리가 꼭 파 뿌리처럼 짧았고 그것마저도 땅 표면에 올라와 있었다. 뿌리는 땅 위로 올라와 저렇게 허세를 부리면 안 된다. 그러면 저도 죽고 나무 전체를 다 죽
인다. 뿌리는 은밀하게 땅 속으로 깊이 파묻혀 내공을 지향해야 한다. 그런데 넘어진 나무들의 뿌리를 보니 땅 속에서 은밀히 일하려고 하지 않고 세상에 올라와 허세를 부리다가 넘어짐을 당했다.

한국 사람들은 대체로 허세와 겉치장에 예민한 편이다. 외국 사람들이 한국에 와보고 제일 놀라는 것은 값비싼 명품을 몸에 두르고, 좋은 차를 타고, 정장을 하고 거리를 활보하는 화려한 시민들을 보았을 때다. 나는 미국에 오래 살았지만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그리고 앤디 그로브같은 갑부들이 값비싼 명품을 몸에 지니거나 화려한 정장 양복을 입은 것을 거의 본 적이 없다. 그들의 외모는 언제나 소박하고 소탈하다. 갑부 냄새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은 어디를 가도 주목받는 이 시대의 탁월한 리더요, 엘리트다. 그들은 자신을 외모로 말하지 않는다. 내면의 실력으로 말한다.


이 시대를 짊어지고 갈 한국의 리더들에게 말한다. 자신의 은과 뿌리를 밖으로 내밀어 자랑하지 말라. 자신감이 결여된 사람일수록 내실에 힘쓰기 보다는 겉치장에 더 관심이 많은 법이다. 겉은 좀 초라해 보이면 어떤가. 은밀하게 내공을 쌓고, 실속 있는 실력파가 되라. 나무도 사람도 마찬가지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겉의 화려함 보다는 은밀한 내공에 있다. 유다의 13대 왕 히스기야는 그의 아버지 아하스의 우상숭배 정책을 부수고 신본주의를 회복한 위대한 왕이다. 당시 최강대국인 앗수르의 산헤립이 군사 18만5,000명을 이끌고 내려와 예루살렘을 포위 했을 때 이사야와 합심하여 기도로 승리한 믿음의 왕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죽을병에 걸렸을 때 하나님 앞에 겸손히 엎드려 기도하여 고침을 받은 기적의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런 일련의 승리가 있은 후 방심하여 큰 실수를 했다. 바벨론에서 축하 사절단을 보내왔을 때, 히스기야는 그 마음이 우쭐한 나머지 그들에게 궁중에 있는 금은보화는 물론 성전에 있는 모든 기물까지 다 보여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을 늘어놓은 것이다. 히스기야의 허세는 하늘을 찌를 듯 했고 그의 속은 숨김없이 열방에 다 들어났다. 이 일이 있은 후 100년 지나 시드기야가 왕이 되었을 때다. 중동의 새로운 강대국으로 등장한 바벨론의 느부갓네살이 쳐들어 와 예루살렘을 유린하고 히스기야가 보여 주었던 궁전의 보물과
성전의 기물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약탈해 갔다. 히스기야의 잠간의 허세와 교만이 후손들에게 큰 비극을 안겨 주었던 것이다.

당신은 리더인가. 히스기야의 교훈을 잊지 말라. 지혜로운 자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은을 경솔하게 드러내지 않는다. 조용히 내공을 쌓고 은밀한 실력으로 자신을 무장하는 만이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다. 예수님의 산상보훈을 보라. 선행의 공로를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겸손히 속으로 감추는 ”은
밀성”에 대해서 여러 번 강조하고 있다. 신체의 장기 중에 가장 귀중한 장기인 심장, 뇌, 간, 허파를 보라. 이들이 일하는 방식은 언제나 조용하고 은밀하다. 사람도 그렇다. 위대한 인물일수록, 또 그들이 일하는 의도가 선 할수록, 땅 속 깊이 뿌리 내린 포도나무처럼 표가 나지 않는다. 신비할 정도로 은밀하다.

에머슨은 말했다. “내면의 은밀한 것과 비교할 때, 우리의 앞이나 뒤에 있는 것들은 사소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조지프 갬벨은 “늘 자신을 재발견 할 수 있는 내면이야말로 우리의 진정한 성소다.”라고 했다.
존경받는 리더가 되고 싶은가. 자신을 남에게 드러내 보이려는 “계산된 선”이나 “계산된 포풀러리즘”을 버리라. 바리새인처럼 자신의 선행이나 공로가 자기 자랑이나 선전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라. 큰 리더가 될 사람은 은밀해야 한다. 자신의 선이나 공로를 감추어 세상에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 그런 사람을 무리가 존경하며 따른다. 그래서 예수님은 “너는 구제할 때에
오른 손의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네 구제함이 은밀하게 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너의 아버지가 갚으시리라.” (마태복음 6:3-4)고 말했다.

온누리순복음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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