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시험에서 에세이가 개설되면서 한인 수험생들과 학부모님들 사이에 작문에 관한 관심은 요 몇 년 사이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등학생 때 갑자기 작문 실력을 늘려보겠다고 그때서야 발을 동동 구르는 것은 너무 늦은 일입니다.
많은 교과목이 그렇지만 작문은 어려서부터 꾸준한 훈련과 독서를 통해서 차곡차곡 쌓이는 것이기 때문에 작문실력은 하루아침에 개선되지는 않습니다. 또한 개인마다 라이팅에 관해 갖고 있는 문제점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개개인에 맞는 라이팅 해법이 제시돼야만 합니다. 어떤 학생들은 독서능력은 탁월하지만 이를 글로 옮기는 훈련이 부족할 수도 있고, 어떤 학생들은 문법이 약하기도 하고, 어떤 학생들은 기승전결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또 라이팅과 전혀 별개로 학습장애를 겪는 학생들에게 라이팅 문제는 단순히 글쓰기를 못하는 것을 떠나 말 그대로 모든 교과목에 장애를 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학습장애(learning disability)를 결정짓는 3R (reading, writing, arithmetic)에 라이팅과 리딩이 포함돼 있을 만큼 읽고 쓰는 것은 학습의 기본 중 기본입니다. 일단 자녀의 라이팅 실력을 향상시켜 주기 위해선 자녀의 라이팅 현주소가 어디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다음은 학년별 리딩과 라이팅 체크 리스트입니다. 다음 리스트에 자녀가 해당된다면 그 학년이 요구하는 라이팅 실력에 못 미친다는 것이므로 빨리 잡아줘야 고학년이 되어서 라이팅 때문에 어려움을 겪지 않게 됩니다.
▲프리스쿨-①다른 아이들보다 말이 느리다. ②대화 중 적절한 단어를 구사하지 못한다. ③라이팅을 힘들어한다. ④알파벳, 요일, 색상, 형태, 숫자 등을 다 외우지 못한다.
▲K~4학년-①알파벳의 포닉스(phonics) 이해가 늦다. ②단어를 읽고 쓸 때 반복되는 실수를 한다. ③글쓰기 전 아이디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지 못한다.
▲5~8학년-①접두사(prefix), 접미사(suffix), 어근(root word)에 대한 이해가 늦다. ②크게 읽는 것을 두려워한다. ③수학에서 문장으로 설명된 문제를 풀기 어려워한다. ④같은 단어를 문장마다 다르게 스펠링을 적는다. ⑤리딩과 라이팅을 매우 싫어한다. ⑥읽은 것에 대해 이해나 기억력이 떨어진다. ⑦글을 쓸 때 매우 느리게 작성한다. ⑧글로 쓰인 설명서나 시험문제 등을 잘못 해석한다.
이외에도 학년과 상관없이 나이 또래 애들보다 글을 매우 느리게 쓰는 자녀들의 경우 라이팅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이처럼 글을 늦게 작성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글을 잘 쓰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글쓰기를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아이디어가 없다보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글을 써야 할지 몰라서 그러기도 합니다.
이런 자녀의 모든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부모님들이 평소에도 자녀에게 라이팅을 꾸준히 시키고 이를 검토해 주고 토론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만약 시간이 없거나 영어로 읽고 쓰는 게 힘든 부모님들이라면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자녀가 어려서부터 꾸준히 글을 쓰고 자신이 쓴 글을 평가받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또 글 쓰는 태도도 중요합니다. 책상에 앉는 자세와 연필을 든 자세가 엉성하고 글을 쓰면서 심하게 인상을 쓴다든지 하면 부모님이 반드시 지적을 해서 바른 자세로 고쳐줘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글을 쓸 때 단어와 단어 사이에 띄어쓰기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반대로 띄어 쓸 때 여백이 너무 넓다든지, 대문자와 소문자를 단어에 섞어 쓰는 등 아주 기초적인 것을 제대로 하지 않을 때도 ‘크면 나아지겠지’하는 안일한 생각을 하기보다는 반드시 지적해 주셔서 빨리 고쳐주셔야 합니다. 기초가 튼튼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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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이 <뉴베리러닝센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