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불편한 노인들을 도울 수 있어 보람되고 뿌듯해요."
29일 오전 11시. 플러싱 159가의 뉴욕한인봉사센터(KCS) 노인주간보호센터에는 고교생 자원봉사자 4명이 무대 위에 올라 열심히 막춤(?)을 추며 재롱을 펼쳐 보이는 다소 뜻밖의 모습이 연출됐다.
이들은 본보와 KCS가 공동주최하는 ‘2010 청소년 하계 자원봉사 프로젝트(YCAP)’에 참가 중인 남상보(헌터칼리지고교 11학년 진급예정)군과 이하나(카도조고교 10학년 진급예정)양, 사라신(뉴하이드팍 메모리얼고교 10학년 진급예정)양, 홍민지(라과디아고교 12학년 진급예정)양. 무대에서 기꺼이 막춤까지 추기로 한 것은 바로 거동이 불편해 움직임이 원활하지 못한 노인들이 모이는 장소이다 보니 이들에게 무엇보다 젊고 활기찬 자원봉사자들의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싶었던 애틋한 마음 때문이었다.
이들은 2주전 자원봉사를 시작한 뒤부터 매일 오전마다 5분씩 신나는 댄스 타임을 직접 진행하며 할아버지할머니들의 백댄서 역할을 자청해 한껏 흥을 돋우고 있는 중이다. 남군은 "다양한 프로그램 참가에 앞서 갖는 댄스타임 덕분에 센터를 찾는 노인들이 무더위에도 지치지 않고 활력이 넘쳐나는 것을 느껴 못 추는 춤이지만 무조건 열심히 보조를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KCS 노인주간보호센터에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매주 월~목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종이접기, 요가, 건강 체조, 풍선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는 홍양은 "노인주간보호센터에서 노인들에 가르쳐 주는 종이접기를 배워 집에서 할머니한테 직접 알려줬더니 무척 좋아하셨다. 이곳에서 배운 것들은 집에서는 물론, 앞으로도 노인 어른들과 만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활용할 수 있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양은 "우리처럼 젊은 친구들은 평소 노인들과 대화할 기회가 거의 없는데 이곳에 온 뒤로 할머니할아버지들과 자주 대화를 나눌 수 있어 1세와 2세의 언어장벽도 무너뜨리는 친밀감이 생겨 좋다"고 맞장구쳤다. 자원봉사 3주차로 접어들면서 이들의 눈에는 프로그램 개선에 대한 바람도 생겨났다.
신양은 "프로그램 내용이 대다수 노인들의 수준보다 턱없이 뒤처진다는 느낌이 짙다. 노인들의 정신 연령이나 건강 상황에 맞춘 적합한 수준의 프로그램이 개발된다면 더욱 참여도가 높아질 것 같다"고 제안했다.
<정보라 기자> borajung@koreatimes.com
YCAP을 통해 KCS 노인주간보호센터에서 자원봉사 중인 남상보(왼쪽부터)군과 이하나양, 사라 신양, 홍민지양이 매일 오전 열리는 댄스타임에 직접 무대에 올라 흥을 돋우며 노인들에 활력을 불어넣는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A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