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어민 교사에만 의존 탈피해야
한국 영어교사와 공조가 효과적
매년 여름방학 때마다 제가 한국에 가서 교육특강을 하면서 늘 수수께끼처럼 해답을 찾기 힘든 질문을 마음속에 지니게 됩니다. 그것은 한국이 글로벌 랭기지인 영어를 배우는 일에 무한한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것 같은데 그 결과는 투자한 리소스보다 cost-effectiveness (비용에 대한 효과)가 적은 듯하다는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한국은 영어교육에 대해서 근본적인 시스템의 변화를 위해 단기적인 그리고 장기적인 개선안에 대한 조치를 하지 않고, 원어민 교사들에게 모든 영어교육을 무조건 맡기는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제가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여러 군데서 특강을 하면서 원어민 교사들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어떤 원어민 교사들은 한국 학생들에게 제2 언어로 영어를 가르치는 트레이닝과 스킬, 제2언어 습득에 대한 이해가 없이, 또한 그들의 대학 전공과는 관계없이, 무조건 영어회화를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생물학, 역사, 정치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원어민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영어회화 교사로 일하는 것입니다.
학생들이 어떻게 배우고 어떻게 학생들을 동기유발 시키는지 교육과목은 한 과목도 들은 적이 없는 사람들이 영어가 모국어라는 조건 하나로 모두 영어회화 교사로 변신한 것입니다. 또 어떤 원어민 교사들은 한국의 관료적이고 top-down approach(상의하달 방식)에 적응이 안 되어 한국에 오래 있지 않고 더 개방적인 싱가포르, 중국, 일본, 대만 등 다른 나라로 떠난다고 말했습니다.
또 대학이나 학교나 조직체나 학원에서 일할 때 중요한 회의에 원어민 교사들은 포함시켜 주지 않고 한국 사람들끼리만 staff meeting을 하기 때문에 원어민 교사들은 그 대학, 학교, 조직체, 학원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 조직체의 문화를 이해하기가 힘들다고 했고, 회의할 때도 한국말만 하기 때문에 영어권의 외국인 교사들이 적응하기도 힘들다고 그들이 겪는 한국에서의 영어교사로서의 어려움을 털어놓았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원어민 교사와 한국인 영어교사들이 팀 티칭을 하면 원어민 교사의 장점과 한국인 영어교사의 장점으로 학생들이 동시에 두 배로 덕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원어민 교사들이 학생들을 효율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방법, 학생들의 동기유발을 어떻게 할 것인지, 제2 외국어의 습득은 어떻게 하는지, 아동 및 청소년 발달과정이 어떤 것인지 등에 관한 교육학적 지식이 전혀 없는 경우가 태반인 반면, 한국인 교사들은 영어 발음은 부족하지만 이러한 교육적 지식은 원어민 교사보다 훨씬 우수한 것을 보게 됩니다. 한국인 영어교사들이 원어민교사의 단순한 통역 노릇을 하는 것이 절대 아니고, 둘 다 교사로서 함께 계획하고 서로 협동하여 가르치고 그 후 함께 가르침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가진다면, 팀 티칭으로 월등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인터넷 website의 80% 이상이 영어로 되어 있는 현실에 영국의 언어학자인 David Crystal(데이비드 크리스털) 박사는 2050년께는 영어가 온 세계의 제1 언어가 될지 모른다고까지 예언합니다.
인터넷 때문에 영어공부 중 말하기나 듣기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읽기와 쓰기입니다. 학생들에게 여러 가지 제목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쓰게 하라고 제안하고 싶습니다.
①School Life(학교생활)
②Daily Life(일상생활)
③Social Issues(사회의 이슈들) 즉 세계 평화, 환경이슈, 지역적 갈등, 전쟁 등에 대해 생각해 보고 써보고, 서로 디베이트해 보는 기회입니다.
한국에는 영어 교재도 너무 종류가 많고 영어교육 사업 단체들도 심한 경쟁을 하고 있어서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영어박사’가 된 듯 나름대로 영어교육에 대해 해결책을 갖고 있는 듯한데, 실제로 영어를 잘하는 한국 국민의 퍼센티지는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보면 훨씬 적지 않나 싶습니다.
한국의 영어교육에 대한 몇 가지 제안을 해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영어교육 정책가들이 계속 공부하고 최근의 이론과 연구에 의해 현장과 실제의 영어교육과 접속을 시키는 일
2. 한국 부모들의 영어교육에 대한 바른 인식
3. 학생들이 시험 준비를 위한 영어공부가 아니라 재미, 호기심, 배움에 대한 정열로 영어공부를 하도록 유도하는 일
4.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대학교 교육자들 간의 K-16 연계활동(articulation) 및 지속적인 영어교육에 대한 대화 및 액션 플랜
5. 영어공부만 하려고 하지 말고 한국 역사, 한국 문화, 과학, 수학, 사회생활 등등 모든 학과목 공부도 밸런스 있게 해서 그 분야의 지식을 똑똑한 영어로 글로벌 시민에게 설명할 수 있는 힘
6. 독서를 통한 영어공부
7. 음악(노래)을 통한 영어공부(Singlish처럼)
8. 타인종 문화, 다문화에 열린 마음으로 배우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입으로만 외치는 글로벌교육이 아니라 행동으로 글로벌 정신을 보여주며 영어공부 하기
9. 영어공부를 통하여 작은 땅에서 나 홀로 우수한 민족이라고 외치지 말고 세계인과 함께 사는 방법과 남을 배려하는 순서부터 배우는 정신
10. 백인들의 영어만 선호하지 말고 다른 인종, 다른 국가의 영어도 개방적인 태도로 받아들이는 마인드셋트(mindset) 등입니다.
교육상담 문의: drsuzieoh@gmail.com
수지 오 / LAUSD 교장, 교육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