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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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Kisses)

2010-07-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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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소년소녀의 하루 가출 스토리

★★★★(5개만점)


키스처럼 달콤하고 몽환적이다. 그 키스가 소꿉장난할 나이를 조금 지난 두 어린 소년과 소녀의 것이어서 어쩌면 더 곱고 신선한지도 모르겠다. 아일랜드 영화로 흑백으로 찍었는데 지역 방언과 액센트가 심해 영어 자막이 있다.

작은 마을의 이웃에 사는 두 소년과 소녀가 하루 동안 가출해 도시에서 갖가지 신나는 놀이와 위험과 경험들을 겪은 뒤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이야기인데 매우 사실적이며 또 환상적인 동화다. 아이들의 감정과 마음을 잘 포착했는데 감독 랜스 데일리(각본과 촬영 겸)는 두 아이를 마치 자기 자식들처럼 자상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돌보고 있다.


아이들의 행동을 따라다니면서 그들의 눈으로 하루의 경험을 기록하는 수법이 사실적이면서도 시적이어서 가슴이 촉촉한 감동에 젖는다.

크리스마스 시즌의 아일랜드의 한 서민동네. 11세난 딜런(셰인 커리)은 아버지가 폭력을 행사하자 바로 이웃집에 사는 둘도 없는 친구로 성적 학대를 받는 카일리(켈리 오닐)와 함께 숨 막힐 것 같은 동네를 탈출해 2년 전에 더블린으로 떠난 딜런의 형을 찾아 가출한다.

둘은 도중에 하모니카를 부는 마음 착한 이민자 남자가 모는 준설선을 얻어 타는데 이 뱃길 여정이 장난치듯 재미있고 다감하게 묘사된다. 그리고 딜런은 뱃사람으로부터 밥 딜런이 누군지를 배우게 된다.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화려한 더블린에 도착한 딜런과 카일리는 딜런이 집에서 훔쳐 나온 돈으로 신나게 먹고 마시고 샤핑을 하면서 마치 유원지에 온 듯이 즐긴다. 이윽고 밤이 오면서 두 아이에게 위험이 닥치는데 괴한들에게 카일리가 납치를 당한다.

카일리를 태운 차의 뒤를 붙잡고 딜런이 집요하게 나쁜 어른들을 따라 붙는데 결국 딜런의 용기가 카일리를 구해낸다. 그리고 둘은 길에서 노숙을 한다. 날이 밝자 둘은 경찰에게 다가가 둘의 자초지종을 얘기한다.

두 어린 아이가 낯선 곳에서 함께 즐거움과 두려움 그리고 새 경험들을 하면서 서로의 존재를 자각하고 또 그로 인해 감정적으로도 가까워지는 모습이 둘 다 비배우인 커리와 오닐의 편하고 자연스런 연기에 의해 이름답게 묘사된다. 아이들이 봐도 된다.

Focus. 일부 지역.


가출한 카일리(왼쪽·켈리 오닐)와 딜런(셰인 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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